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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보면서 요리를 한다?!

『그림책 레시피』 사랑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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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레시피』를 참고하셔서 학교의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저학년의 경우에는 ‘가을’을 주제로 한 수업에서 다양한 가을 과일이나 열매를 찾아보는 시간이 있어요. (2020.12.03)


『그림책 레시피』는 아이들에게 그림책의 ‘멋’과 로푸드 요리의 ‘맛’을 알려주는 책이다. 자라면서 그림책을 멀리하는 아이나 그림책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이 ‘요리’를 통해 새롭게 그림책을 받아들이게 해 준다. 또한 이미 조리된 배달 음식에 익숙해져 있는 아이, 온전한 요리 과정을 접하기 힘든 아이들에게 글과 그림의 힘을 빌려 건강한 음식을 맛보게 해 준다. 아이들은 직접 재료를 살피고 요리하며 그림책을 손의 감각과 맛으로 기억할 수 있다. 불을 쓰지 않고 달걀이나 우유도 쓰지 않는 로푸드 요리는 건강하고 안전한 조리법으로 학교나 가정에서 아이들과 쉽게 해 볼 수 있다.



그림책을 읽고 함께 요리를 하는 게 아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아요. 『그림책 레시피』는 어떻게 나오게 되었나요?

첫째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아토피가 심했어요. 특히 화학 첨가물이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밤새 온몸을 긁었어요. 그래서 아이의 식단을 과일이나 채소 위주로 바꿔보려고 했지만, 아이는 입에도 대지 않아서 포기하고 있었죠. 그러다가 아이가 그림책을 보는 건 좋아해서 우연히 아이와 『토끼의 당근 당근 당근』이라는 그림책을 읽고, 당근 주스를 만들었는데 아이가 거부감 없이 먹었어요. 그걸 보고 그림책을 읽고 요리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로푸드 요리 전문가 선생님을 만나 같이 수업을 계획했어요. 『그림책 레시피』에 1년 동안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고 로푸드 요리를 만든 이야기를 담았어요.

불을 사용하지 않는 생식 요리, 로푸드(Raw Food)를 실제로 해 보는 수업이라고요? 로푸드 요리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로푸드는 ‘날 것의 음식’ 즉, 열을 가하지 않고 만든 요리를 말해요. 재료가 가지고 있는 영양소와 효소를 파괴하지 않고 먹기 위한 조리법이에요. 가장 쉬운 예로는 과일 스무디가 있어요. 주된 재료는 아몬드와 캐슈너트와 같은 견과류, 과일과 채소 등이 있고, 식품 건조기, 푸드 프로세서, 믹서기가 있으면 로푸드 요리를 하기에 편리해요. 한식처럼 정교하게 간을 맞추지 않아도 되니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학교에서도 수업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요?

『그림책 레시피』를 참고하셔서 학교의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저학년의 경우에는 ‘가을’을 주제로 한 수업에서 다양한 가을 과일이나 열매를 찾아보는 시간이 있어요. 이때 그림책 『대추 한 알(장석주 시, 유리 그림, 이야기꽃)』을 읽고 마음에 남는 장면을 나눈 후에 말린 대추로 대추 목걸이를 만들어 볼 수 있고, 또 학교에서 실과 시간에 방울토마토를 키워보는 활동을 하기 전에 동기 유발의 하나로 그림책 『조금씩 방울토마토(하정산 글?그림, 봄개울)』를 읽어주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어요. 

『그림책 레시피』에 나온 레시피는 어떤 식으로 만들게 되었나요? 그림책에서 나온 재료로 레시피는 만드는 게 힘들지 않으셨나요?

봄에는 딸기, 여름에는 수박, 가을에는 사과, 겨울에는 귤 이렇게 계절에 맞는 재료를 먼저 선택한 후에 어울리는 그림책을 고민해서 골랐어요. 그다음 제가 그림책의 글과 그림을 분석하고, 요리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질문이나 활동을 구성하는 동안 정화 선생님께서 레시피를 개발하셨어요. 불을 쓰지 않고, 아이들이 만들기 쉽고, 맛있고, 건강해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충족한 레시피를 만드시느라 애쓰셨죠. 하나의 레시피가 나오기까지 수십 번을 직접 만들고 맛보고 수정하셨어요.

 

어린이 독자가 보내준 메시지

그림책을 읽고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본 아이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린 할머니의 복숭아나무』 그림책을 읽고 린 할머니가 들고 나온 복숭아 꽃잎 차를 만들 때, 아이들은 그림책 속 요리가 바깥으로 나온 것 같다며 놀랐고, 다 같이 복숭아 파이를 나누어 먹을 때는 그림책 속 등장인물이 된 느낌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그림책의 글과 그림도, 같이 만들었던 요리도 아이들이 더 생생하게 기억해요. 그림책은 아이들 마음에 남고, 음식은 맛으로 기억되는 것 같아요.

코로나로 실내에만 있는 아이들을 위해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과 요리가 있을까요?

조혜란 작가의 옥이네 시리즈를 추천해요. 아이들이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친구들과 어울려서 놀지 못하는 게 안타까워요. 얼마나 답답할까 싶기도 하고요. 씩씩한 옥이가 할머니를 따라 쑥도 캐고, 앵두도 따고, 밤 줍고, 굴 캐러 가는 내용을 읽다 보면 같이 신나게 뛰어다닌 기분이 들어요. 그중에 『할머니 어디 가요? 밤 주우러 간다!』를 읽고 나서 토실토실한 알밤으로 알밤 스프레드를 만들어 봐도 좋겠네요. (알밤 스프레드 만드는 방법은 『그림책 레시피』에 나와 있어요.) 

그림책에 관심이 없던 아이들도 요리를 통해 책에 관심을 보인다고요?

그림책보다 요리를 더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었어요. “요리 언제 해요?” 조르기도 하고, 특히 그림책에 관심 없는 몇몇 남자아이들이 요리하려고 끝까지 그림책을 듣고 있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어요. 그런데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서 아이들이 엄마한테 아까 읽은 그림책을 사달라고 하거나, ‘고구마’를 보고는 같이 본 그림책을 말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어요. 그때 아이들이 요리를 통해 그림책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는 걸 느꼈어요. 

단순히 요리 수업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독후 활동을 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네요.

처음에는 활동보다는 그림책과 요리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위한 ‘질문’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다음으로 정해진 질문에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그림책의 내용이나 표현 방식, 작가와 관련된 활동을 할 수 있게 준비했어요. 『달 케이크』를 읽고, 작가 홈페이지에 나온 달 위상컵을 만들어 본다든지, 『아기 힘이 세졌어요』를 읽고 면지에 나온 아보카도 씨앗을 실제로 수중 발아해 본다는지 그림책과 최대한 촘촘하게 연결되게 구성하려고 했어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할 이야기가 있다면요?

그림책을 읽고 요리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처음 『그림책 레시피』를 시작했을 때, ‘누가 올까?’ 고민했었는데 지금은 안 했으면 정말 후회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처음부터 완벽한 것은 없어요. 하면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림책과 요리, 그림책과 음악, 그림책과 연극 등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그림책을 즐기는 여러 시도들을 존중하고, 응원합니다.




*사랑눈

어린이와 어른의 책 읽는 삶에 관한 여러 질문을 품고 삽니다. 그림책 및 독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연구하며, 글을 씁니다.

*정화

다음 세대를 위한 지구의 환경을 고민하고, 내 몸을 탐구한 결과로 채식을 지향하며 살아갑니다. 누구나 쉽게 만들고 즐길 수 있는 채식요리를 개발하고 연구할 때 가장 재밌고 신납니다.



그림책 레시피
그림책 레시피
사랑눈,정화 공저
학교도서관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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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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