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지일 교수 “신천지 문제, 우리 모두의 현실”

『이단이 알고 싶다』 탁지일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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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고상한 신학이 아니라 상식적인 신앙입니다. 다종교, 다문화 한국사회의 이단문제 예방과 대처에 있어서, 교회뿐만 아니라 주변 사회의 공감이나 동의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2020. 04.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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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단 연구 선구자이자 국제종교문제연구소 설립자 탁명환 소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탁지일 교수는 이단에 속한 괴한의 피습으로 돌아가신 선친의 연구를 이어 이단 연구가로 살고 있다.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이단 문제를 날카로운 교리적 분석의 눈이 아니라 애통하는 피해자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은 후, 이단 대처와 예방에 대한 연구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와 함께 불거진 이단 신천지 문제는, 이제 이단이 교회만의 문제가 아님을 시사한다. 탁지일 교수의 『이단이 알고 싶다』 는 국내 사이비(似而非) 종교가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도사리고 있는지, 사회 곳곳에 침투해 있는 그들의 정체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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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은 그동안 이단 연구에 헌신해 오셨습니다. 이단 연구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이단문제를 상담했던 수많은 ‘이름조차 모르는 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단문제 특성상 자신을 밝히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저 역시 묻지 않습니다. 마치 낯선 곳에 선 여행자처럼, 익명성은 서로 솔직하게 문제를 이야기하고 해결방법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합니다. 저와의 상담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었다는 연락을 받게 되면 그 순간이 가장 보람 있고 기쁩니다. 이단 연구를 하던 선친 탁명환 소장님이 피습을 받아 돌아가신 후, 이단문제는 우리가 사랑하는 그 누군가를 순식간에 빼앗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종류의 이단 관련 상담이나 질문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이단 전문가로 여러 권의 이단 관련 책을 출간하셨는데, 이번 『이단이 알고 싶다』 는 기존에 집필하신 책과 어떤 점에서 차별점이 있을까요?


『이단이 알고 싶다』 에는 이단들의 최근 업데이트된 동향 및 분석이 담겨 있습니다. 지난 2~3년 동안 기고한 이단문제 관련 기고문들을 기초로 만들어진 책이기에 주제별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존 책들의 독자층이 대부분 기독교인이었다면, 『이단이 알고 싶다』 를 통해서는, 이단문제가 단지 교회라는 ‘그들만의 리그’ 안에서 벌어지는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코로나19와 신천지 문제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을 일반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다종교, 다문화 한국사회의 이단문제 예방과 대처에 있어서, 교회뿐만 아니라 주변 사회의 공감이나 동의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이단문제가 크나큰 사회적인 문제로 다시 대두되었습니다. 뉴스를 보면서 여러 의아한 점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한 가지 물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왜 유독 젊은 사람들이 이단에 많이 빠지는 걸까요?


청년들을 위한 사회적 안정장치가 열악한 오늘의 현실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평범한 청년이 가정을 떠나고, 학업과 직장을 그만두고, 지인들과의 관계를 끊는다는 것은 어려운 결정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처한 위기와 고민을 이단 교주가 해결해줄 수 있다는 교리를 믿게 되는 순간, 그리고 비슷한 처지의 청년들이 집단화되는 순간, ‘비상식적인 이단 교리’가 자신의 꿈을 이루어줄 수 있다는 ‘상식적인 로드맵’이 되어버립니다.


특히 청년들의 열정, 헌신, 추진력을 이단들은 노리고 있습니다. 친밀한 관계 형성으로 접근해, 이단 교리를 주입하고 난 후에는, ‘종교적인 헌신’이라는 미명하에 ‘합법적인 착취’를 시도합니다. 청년은 우리 사회의 미래이고 소망입니다. 이들 청년을 이단의 미혹으로부터 지켜야 사회가 안전합니다.

 

이단문제가 어제오늘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2020년 현재 점차 완화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더욱 악화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6.25전쟁을 계기로 많은 이단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군사정권 하에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현재의 다문화 및 인터넷 환경을 기반으로 확산과 ‘정착’의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세월호와 구원파, 최순실과 최태민, 코로나19와 신천지 문제 등에서 나타난 것처럼, 해결보다는 악화의 조짐이 보입니다. 기독교적으로 보면 이단의 등장과 성장은 피할 수 없는 세상 마지막 때의 징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보면 한국근현대사의 질곡 가운데 나타날 수밖에 없는 병리 현상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왜’라는 질문보다 ‘어떻게’라는 질문이 중요합니다. 나 그리고 내 가족에게 ‘왜’ 이단문제가 생겼는지 궁금해하면서 자책하고 부끄러워하기보다는, 생길 일이 생겼다는 전제하에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단문제는 누구에게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관점이 필요합니다.

 

『이단이 알고 싶다』  5장에서 특별히 다음 세대에게 접근하는 이단의 위험성과 대응책을 소개해주셨는데요. 청소년들과 대학생들에게 접근하는 그들의 전략이 매우 치밀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기성세대의 ‘시각’과 ‘존중’을 중요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청소년들과 청년대학생들은 이단 미혹의 주된 대상입니다. 이들의 눈높이에 맞추고, 마치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것처럼 다가와서, 친밀한 관계성을 형성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가 만들어진 후에는 본격적인 교리교육을 시작합니다. 때로는 특정 개인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미리 파악한 후, 의도적으로 접근하기도 합니다. 이럴 경우 관계성에 집중하는 청소년들과 청년대학생들이 쉽게 이단에 빠질 수 있습니다.


기성세대는 이들의 이유 있는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순종과 불순종’의 잣대로 보지 말고, ‘옳고 그름’의 합리적인 기준을 가지고 다가서야 합니다. 청소년들과 청년대학생들이 자신들의 가정, 교회, 학교에서 사랑받고 존중받을 때 이단의 미혹에 대처할 수 있는 면역력이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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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은 동시대 교회의 일그러진 초상이라고 하신 것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어떤 의미에서 하신 말씀인지요?


‘교회와 이단’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주제입니다.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어떻게 비윤리적인 교회가 양의 옷을 입고 다가서는 이단들에게 효과적으로 응전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사리사욕에 눈먼 기성종교 지도자가 신도들을 착취하는 이단 교주들을 나무랄 수 있겠습니까? 건강한 교회가 이단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교회 스스로 개혁되기를 멈췄을 때, 교회는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음을 지난 교회의 역사가 증언하고 있습니다. 향후 ‘교회 개혁’과 ‘이단 대처’는 동시에 진행되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이단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힘써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요?


교회의 이단문제에 일반 언론들이 관심을 가져줄 때 저는 가장 보람이 있습니다. 이단문제의 역기능과 위험성을 사회도 인지하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뿐만 아니라, 타종교들과 주변 사회가 인정해주는 공신력 있는 이단 연구와 대처가 중요합니다. 종교의 자유를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다종교사회 한국에서, 단지 교리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단으로 정죄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공신력 있는 이단 연구를 통해서, 교리 이면에 숨어있는 이단들의 반사회성과 범죄적 성격을 사회에 알리고, 정부, 교계, 학계가 각자의 영역에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코로나19와 신천지 문제로 이러한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공익을 위해 ‘이웃을 사랑’하기보다, 사리사욕을 위해 ‘이웃을 이용’하려는 이단들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과 조치가 필요합니다. 공권력과 언론은 사건이 발생한 후에야 사후처리 기능을 발휘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단에 대한 예방기능을 강화하고 사회적 안전장치를 구축해야 할 시점에 서 있습니다.

 

 

 

* 탁지일

 

한국 이단 연구 선구자이자 국제종교문제연구소 설립자 탁명환 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이단에 속한 괴한의 피습으로 돌아가신 선친의 연구를 이어 이단 연구가로 살고 있다.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이단문제를 날카로운 교리적 분석의 눈이 아니라 애통하는 피해자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은 후, 이단 대처와 예방에 대한 연구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장로회신학대학교(Th.B.), 연세대학교대학원(Th.M. 한국교회사), 미국 샌프란시스코신학대학원/GTU(Joint M.Div./M.A.,Historical Studies)에서 공부했으며,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세인트마이클칼리지에서 교회사 전공으로 박사 학위(Ph.D.)를 받았다.

 


 


 

 

이단이 알고 싶다 탁지일 저 | 넥서스CROSS
당신이 궁금한 ‘이단’에 대한 모든 것! 2020년 발생한 코로나 19와 이단 신천지 문제는, 이제 이단이 교회만의 문제가 아님을 시사한다. 이단 연구 일인자 탁지일 소장이 통일교부터 신천지까지 본격적으로 파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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