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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평론가 한미화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아홉살 독서 수업』 부모가 알아야 할 ‘초등 저학년’ 독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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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이끌어준다면 아이들은 반드시 성장한다. 속도가 느리더라도 반드시 성장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시간을 정해 놓고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함께 책을 읽는 일이다. (2019. 0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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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책을 참 좋아해요.” 부모들이 꼭 한 번 하고 싶은 이야기다. 부모는 종일 스마트폰을들고 지내도 내 아이는 책을 좋아하길 바라는 마음. 과연 어릴 적 독서 습관은 어떻게 키울 수 있는 것일까.  『아홉살 독서 수업』  을 쓴 한미화 어린이책 평론가는 “저학년 때 읽기 훈련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평생 가벼운 읽기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한다. 스마트폰, 스크린을 훑어보는데 길들여지면 천천한 사유는 어려워진다는 것. 내 아이를 고급 독자로 키우고 싶다면, 책이 즐거워지는 ‘경험’과 ‘동기’를 선물해야 한다.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끈기 있게 함께 책을 읽어줄 수 있는 부모라면, 귀 기울여보자.

 

“어릴 때 부모와 아이가 책으로 맺어온 관계는 아이의 읽기가 능숙해지고 스스로 책 읽기의 즐거움을 발견할 때까지 이어져야 한다. 그래서 글을 배우기 시작하는 7~8세 시기는 독서 독립을 준비하는 원년이다. 이때부터 10대 초중반까지 아이가 어떤 방식으로 만났고, 책과 어떤 경험을 쌓았는지는 아이의 독서 인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평생 책 읽는 사람이 될 것이냐, 평생 책과 담을 쌓을 것이냐가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아홉살 독서 수업』 , 20쪽)

 

한미화 어린이책 평론가는 웅진출판과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등에서 일하며 25년간 어린이책을 다루어왔다. 독서운동가, 사서, 현직 교사들 사이에서 ‘책으로 아이와 소통하는 법을 가장 잘 아는 어린이책 전문가’로 손꼽힌다. <한겨레>에 ‘한미화의 어린이책 스테디셀러’를 연재 중이며, 교육지원청, 도서관 등에서 학부모, 사서, 교사를 대상으로 독서교육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이를 읽는다는 것』 ,  『이토록 어여쁜 그림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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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안에 답이 있다

 

책을 읽고 조금 안심했다. 우선 독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책이 아니라서 반가웠다.

 

요즘의 독서 교육서들은 조금 세게 말하는 편이다. 독서라는 것이 공교육 안에서 이뤄지지 않고 사교육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인데, 저자가 사교육 현장에서 일하지 않고 평범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결국엔 ‘초등학교 공부는 독서가 전부’라는 식으로 결론을 내는 경우가 많다.

 

책 카피가 ‘부모가 알아야 할 초등 저학년 독서의 모든 것’이다. ‘아홉 살’은 초등 저학년의 상징적인 의미로 보면 될까.

 

맞다. 어린이 발달 과정을 살펴보면 보통 10세가 넘어가면 아이들의 변화가 눈에 띈다. 누구나 그렇지는 않지만 평균적으로 아이가 10세가 되면 부모의 품에서 친구들의 세계, 다시 말하면 독립의 세계로 떠난다. 더 이상 부모의 영향력이 압도적이지 않은 세계로 가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저학년 때, 부모가 아이의 독서 습관을 이끌어줄 수 있다. 이 시기를 잘 보내면 구태여 고학년이 돼서 억지로 책을 읽고 독서록을 쓸 필요가 없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독서 교육 강의를 꾸준히 하고 있다. 부모들로부터 꼭 빠지지 않고 나오는 질문이 있나?

 

“지금까지 잘해왔는데 아이가 갑자기 달라졌다”, “학습 만화만 보고 책 읽기를 힘들어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사실 이런 강의까지 들으러 오는 분은 충분히 잘하고 계시는 거다. 우선 아이들의 독서에 관심을 갖고 계시니까. 그런데 강의 중에 한숨을 쉬고 있는 분들이 많다. 부모의 바람대로 아이들이 따라오지 못하니까 많이 답답해 하신다.

 

가장 큰 문제는 뭘까?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는 책을 읽히기 때문인가?

 

자꾸 엄마가 재밌게 읽은 책, 부모님들이 좋다고 판단하는 책들을 아이에게 추천하는 게 문제다. 내 아이가 어떤 책을 소화하지 못한다면, 과감하게 그 책을 접을 필요가 있다. 한 학년 아래로 내려가서 책을 골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각 학년마다 추천 도서 목록이 나오는데, 꼭 내 아이의 나이에 해당하는 책을 읽힐 필요는 없다. 이웃 아이가 읽는 책, 카페에 놓여진 그런 책들을 반드시 읽는 것보다 내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보통 3,4세때부터 아이에게 책을 적극적으로 읽어주기 시작한다.  『아홉살 독서 수업』 에서는 “일곱 살 이전에 글을 가르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17쪽)는  『책 읽는 뇌』  의 저자 매리언 울프 교수의 말을 인용했다.

 

『책 읽는 뇌』  는 많은 독서교육 관련자들에게 이론적 근거를 마련해준 책이다. 인지신경학자이자 아동발달학자인 매리언 울프는 읽기가 인간의 본능이 아니라 애써 만들어진 능력이고 서서히 발전된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아이가 글을 익히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적정한 시기가 있다. 특히 만 5세 이전에는 신경세포 간의 연결이 충분하지 않아 스스로 책을 읽을 만큼 뇌가 발달하지 못한다. 7세 이전에 글을 가르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아이들마다 편차가 있지만 두 돌이 지나면 말을 배우기 시작한다. 이는 우리 유전자 속에 이런 능력이 프로그래밍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읽기는 본능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학습해야 하는 능력이다.

 

그렇다면 아이가 책을 읽기 가장 적당한 때는 언제인가?

 

사실 나는 7세 정도가 적당하다고 본다. 아이에 따라 다르지만, 언어 능력이 특별하지 않은 아이의 경우는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지, 굳이 글자를 익히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전문가들이 5세에 글을 읽히면 어휘력이 좋아진다고 말하니까, 부모님들이 기를 쓰고 글자를 가르치는데,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아이마다 성장의 속도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아이가 글자를 배우는 재미를 느끼면 그때 자연스럽게 가르치면 된다. 아이가 관심이 덜하면? 좀 늦게 가르쳐도 무방하다. 시기가 늦은 대신 더 빠른 속도로 배울 수 있다. 내 아이를 잘 바라봐 주면 좋겠다. 아이 안에 답이 있다.

 

아이가 글을 읽을 줄 알아도 부모가 계속 책을 읽어주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부모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인데.

 

초등학교 이후의 책 읽기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좋다. 적당한 양만 읽어줘도 충분하다. 왜 글을 읽을 줄 아는데도 부모가 읽어주면 좋은가? 답은 꼬리에 꼬리를 문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엄마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너 이제 네 방으로 가”,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오늘 있었던 일화를 말하기도 한다. 아이가 10세가 지나면 사춘기로 넘어가지만, 그 전까지는 부모와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 생각해봐라. 사랑하는 사람이 책을 읽어준다, 누가 싫어할 수 있겠나? 이런 말을 하면 한숨을 쉬는 부모님들도 있다. 그때마다 내가 해드리는 이야기는 “평생 책 읽어달라고 하는 아이는 없다”는 말이다. 그 시기는 금방 끝난다. 아이가 커가는 것과 비례해서 그 시간을 서로 알게 된다.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자녀의 청소년기를 지나온 부모들은 모두들 말한다. “책 읽어줄 수 있었을 때가 제일 좋았던 시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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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훈련이 필요한 이유, 바로 집중력

 

요즘 오디오북으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부모들도 많은데, 오디오북은 어떤가?

 

10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기계음을 들려주는 건 무조건 반대다. 전자책으로 보여주는 것도 반대다. 너무 강렬하게 반대하기 때문에 책에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10세 이후가 되면 아이의 선택 사항이지만 10세 이전에는 반대다. 인간이 무언가를 배운다고 할 때, 상대의 얼굴, 눈, 촉각과 시각 같은 감각을 통해 배우지 절대 기계로 배우지 않는다. 종이책이 지금도 생명력이 있는 건 손으로 넘기고 감촉을 느끼고 덩어리를 만지는 행위 때문이다. 기계음이라는 건 부모나 교사의 손을 빌리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럼 어떻게 되나? 아이는 혼자 남는다. 이건 아니라는 거다. 오디오북, 전자책은 10세 이후에 경험해도 충분하다. 책을 같이 보는 게 너무 힘들다면 좀 섞어서 해도 되겠지만, 기계에 의존하는 것은 좋은 방향이 아니다.

 

책을 읽어주기 힘드니까 엄마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파일을 틀어준다는 부모도 있더라. 이건 괜찮은가?

 

추천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아빠가 그림책을 읽어주면 재미없어 하지 않나? 왜 그럴까? 바로 기계처럼 읽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아이들은 부모와 책을 같이 읽으면 상호작용을 하고 싶어 한다. 그림을 보면서 아이와 엄마가 눈을 맞주치거나 대화하면서 얻는 여러 자극이 아이에게는 가장 좋다. 10살 미만의 읽기에는 이런 상호작용이 정말 중요하다. 나는 이 상호작용을 ‘공동 관심’이라고 표현하는데, ‘공동 관심’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학습만화는 어떻게 생각하나?

 

독서교육을 하는 분들 사이에서도 학습만화에 대해서는 입장이 각기 다르다. 금지하라는 입장도 있고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요즘 같은 세상에 학습만화라도 읽는다면 그래도 낫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이가 만화만 읽는다면 조금 문제가 될 수 있다. 책을 건성건성 읽는 버릇이 생기기 전에 만화도 읽고 다른 책도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필요하다. 아이들은 만화책에 빠지기도 하다가 과학책을 좋아하기도 하고, 자기 스스로 충분히 만족되면 다른 세계로 가기도 한다. 그런 과정일 수도 있다. 단 아이가 만화만 본다면, 아이의 일상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왜냐면 만화를 본다는 건 그 아이에게 휴식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부모님들이 착각하는 건, 학습만화가 학습이 된다고 믿는 것이다. 이름만 안다고 지식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단편적인 지식을 아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지만, 내 안에서 소화된 지식으로는 볼 수 없다.

 

아이가 만화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아이의 일정에 뭔가를 추가하지 않았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부모님들이 꼭 염두에 둬야 할 건, 내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일이다. 책은 개개인을 상대로 쓰여질 수 없기 때문에 일대일로 적용할 수는 없다. 특별한 상황에 있는 아이도 충분히 있을 것이고. 어떻게 보면 교육 책이야말로 성찰적으로 읽어야 할 책이다.

 

디지털 미디어는 최대한 늦게 접할수록 좋다고 했다. 사실상 지금 아이들은 영상을 보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라 부모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아이가 영상도 보면서 책도 읽고 나가서 잘 뛰어 놀면 상관없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기 통제력이 없어서 유튜브에 빠지면 나머지 것들을 소외시킨다. 부모들이 잘 지도하면 다행이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저학년 때는 부모가 통제하고 고학년이 됐을 때는 아이와 소통하면서 규칙을 정하는 게 좋다. 유튜브는 기본적으로 구어다. 구어에 익숙해지면 문어를 버겁게 여긴다. 읽는 것 자체를 힘들어 하게 된다. 부모들이 왜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나? 이 사회의 엘리트가 되길 바라는 건데, 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지식인이 있을까? 아이가 스스로 자기통제력을 갖기 전에는 부모가 좀 도와줘야 한다. 독서교육 강연에서 만나는 부모들의 경우(초등학교 2학년 전후) 유튜브를 보여준다는 경우가 평균 10% 정도다. 많아야 20%다.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읽기 훈련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가 집중력 때문”(36쪽)이라고 했는데.

 

논리적 구조로 이어진 책을 읽으려면 긴 시간 동안 집중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디지털 미디어는 단기 집중만으로 충분하다. 자기통제력이 있는 어른도 스마트폰에 길들여지면 5분을 집중해 책 읽기가 힘들다. 하물며 통제력을 관장하는 전두엽이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은 말할 필요도 없다. 아이에게 디지털 기기를 허용하더라도 시간을 제한하는 건 필수다.

 

가장 효과적인 읽기 훈련법은 “먼저 부모가 읽어주는 소리를 듣고 다음에 아이가 소리 내어 읽는 것”(56쪽)이라고.

 

여기서 중요한 건, 아이에게 읽기 연습을 시키기 위해서는 ‘부모가 읽어줬을 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책’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가 먼저 그 책을 읽어 주고 아이가 내용을 이해한 다음, 스스로 읽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읽기 연습을 하면 좋다. 또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기를 해도 좋다. 한 권의 책을 아이와 부모가 번갈아가며 읽는 것이다. 함께 읽기는 아이가 조금 어려운 책을 읽을 경우에도 시도해보면 좋다. 아이가 훨씬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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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보다는 도서관 나들이가 좋다

 

책 말미에 추천 도서 목록을 정리했다. 어떤 기준이 있었나?

 

좋은 책이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고르려고 했다. 좋은 책들은 사실 너무 많다. 하지만 아이들이 조금 더 좋아하는 책은 따로 있다. 읽기에 서툰 사람이 독서를 시작하려면, 일단 재밌는 책을 먼저 읽는 것이 좋다. 그래야 다음으로 나갈 수 있다. 조금 신기하거나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은 책, 어려운 분야나 소재라도 어쨌든 재미있는 책을 추천했다.

 

학교나 각종 단체에서 발표하는 권장 도서 목록은 어떻게 활용하는 게 좋을까?

 

권장도서 목록은 한 학년 동안 아이들이 배워야 할 교과 과정과 연계하여 책을 선정한다. 아이가 권장도서를 싫어한다면 부모가 목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이마다 좋아하는 책, 적합한 책이 따로 있다. 원칙적으로 여러 가지 주제를 담은 동화와 논픽션을 고르는 게 좋지만, 아이가 권장도서를 지겨워 한다면 잠시 유예 기간을 갖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게 좋다. 이를 테면 담임 교사와 상의해서 당분간 권장도서를 읽지 않고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독서기록장을 써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전집은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 문제를 고민하는 부모들이 상당히 많다.

 

사실 전집은 부모들이 편해서 사는 거다. 하나하나 고르기 힘들고, 저렴하고, 아이들 데리고 나가기 힘들어서 사는 것인데 전집의 장점은 구성이 잘되어 있다는 점이다. 유치원, 초등학교 커리큘럼에 맞게 책이 구성되어 있어 고른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어떻게 보면 한국적인 특성에 잘 포지셔닝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가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자. 전집을 끝까지 다 읽었나? 그렇지 않다. 전집을 사는 부모님들을 보면, 내 아이가 뒤처질지 모른다는 공포, 불안감, 이걸 읽으면 똑똑해지고 성적이 좋아진다는 무의식적인 욕망 때문에 사는 경우가 많다. 내가 추천하고 싶은 건 어린이도서연구회, 행복한아침독서 등에서 매년 발표하는 좋은 책 목록을 출력해서 도서관에 가서 아이의 취향에 맞게 한두 권씩 빌려오는 것이다. 아이랑 놀이 삼아 도서관을 다니면서 책을 읽게 하는 것, 이것이 더 효과적이다.

 

집에 책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책을 멀리하는 아이도 있는데.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법’ 중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집 어디에나 책이 있어서 아이가 읽을 수 있게 하라”는 말이다. 맞는 말이다. 물론 아직도 책이 부족한 아이들이 있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지금은 책 과잉이다. 학교에서는 ‘독서 골든벨’하고 하루가 멀게 독서록을 쓰라고 하고, 필독서를 나눠준다. 과연 이런 방법으로 책 읽는 인구가 늘었을까? 그렇지 않다. 때문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아이가 원하는 방법에 맞춰 부모가 따라가줄 필요도 있는 거다. 좀 과격하게 말하면, 아이가 책을 안 읽겠다고 하면 그냥 내버려 두고 엄마, 아빠가 원하는 책을 읽으시라. 책 읽는 모습이라도 많이 보여주면, 아이는 언젠가 생각하게 된다. ‘아, 우리 엄마는 책을 왜 이렇게 좋아하지? 왜 밥도 안 차려주고 책만 읽지?’ 자연스럽게 책에 관심을 갖게 된다.

 

현재 대학생인 저자의 아이가 다시 아홉 살로 돌아간다면, 부모로서 꼭 해주고 싶은 게 있다면.

 

아이가 어릴 때 갯벌, 곤충 책을 좋아했다. 좋아하니까 책을 읽어주긴 했는데, 실제로 갯벌에 가거나 곤충을 만져본다는 활동은 많이 못했다. 책으로 접한 지식, 이야기를 실제 체험으로 이어지게 해줬다면 아이가 더 좋아하지 않았을까. 그것이 내내 아쉽다.

 

결국 이 책의 결론은 “부모가 꾸준하게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억지로는 하지 말자. 일단 재밌는책으로 아이의 독서를 시작하자”가 아닐까. 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

 

“아이들의 읽기는 반드시 성장한다”는 사실이다. 단 부모님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이끌어준다면 아이들은 반드시 성장한다. 속도가 느리더라도 아이들은 모두 성장한다는 것을 잊지 않으시면 좋겠다. 모든 아이가 다독을 할 필요는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시간을 정해 놓고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함께 책을 읽는 일이다. 아주 최소한의 관심일지라도 그것만 놓지 않으면 아이의 읽기는 반드시 성장한다. 내 아이가 책을 덜 읽는 것 같다고 걱정하지 말고, 지금처럼만 꾸준히 조금씩 읽어나가면 반드시 성장할 수 있다.

 

 

 

한미화 어린이책 평론가가 추천하는
‘7~9세를 위한 상황별 맞춤 도서 목록’

 

동화를 처음 시작할 때 읽기 좋은 책

『언제나 칭찬』  류호선 글 박정섭 그림   | 사계절
『화해하기 보고서』  심윤경 글, 윤정주 그림  |  사계절
『멋지다 썩은 떡』  송언 글, 윤정주 그림  |  문학동네어린이
『잘한다 오광명』  송언 글, 윤정주 그림   |  문학동네어린이
『나도 예민할 거야』  유은실 글, 김유대 그림  | 사계절
『쿵푸 아니고 똥푸』 차영아 글, 한지선 그림   |  문학동네어린이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기

『화난 책』  세드릭 라마디에 글/뱅상 부르고 그림/조연진 역 | 길벗어린이 |
『블랙 독』  레비 핀폴드 저/천미나 역 | 북스토리아이
『아홉 살 마음 사전』  박성우 글/김효은 그림 | 창비
『나를 표현하는 열두 가지 감정』 임성관 글/강은옥 그림 | 책속물고기
『생쥐 기사 데스페로』 케이트 디카밀로 글/브루스 포스터 그림/김경미 역 | 비룡소

 

 

친구와 잘 지내고 싶을 때

『친구는 좋아! 』 크리스 라쉬카 글그림/이상희 역 | 다산기획 |
『친구를 사귀는 아주 특별한 방법』 노튼 저스터 글/G. 브라이언 카라스 그림/천미나 역 | 책과콩나무
『짝꿍 바꿔 주세요! 』 다케다 미호 글그림/고향옥 역 | 웅진주니어 |
『화요일의 두꺼비』 러셀 에릭슨 글/김종도 그림/햇살과나무꾼 역 | 사계절

 

 

 


 

 

아홉 살 독서 수업한미화 글 | 어크로스
저학년 아이들이 어떻게 읽기를 해야 하는지, 읽기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법은 무엇인지 설명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소개해, 책 고르기를 어려워하는 부모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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