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신간] 『정신의 삶』 『가재가 노래하는 곳』 외

6월 3주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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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의 사유에 과한 사유 『정신의 삶』, 입소문으로 만든 밀리언셀러 『가재가 노래하는 곳』, 피부로 와닿는 이집트 『이집트에서 24시간 살아보기』 등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2019. 0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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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 삶』
한나 아렌트 저/홍원표 역  | 푸른숲


1977년과 1978년도에 각각 단행본으로 출간된 『사유』와 『의지』를 한 권으로 합본한 책이다.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정신 활동을 사유, 의지, 판단이라는 세 가지 정신 활동으로 분류해 인류가 어떻게 사유를 하며 삶을 살아왔는지 기술한다. 책의 형태로 저술하지 못한 ‘판단’ 부분은 아렌트가 생전에 쓴 강의록을 그대로 살려 부록으로 실었다. 나치 전범 아이히만의 재판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아이히만의 ‘사유의 부재’에 주목한 아렌트는 궁극적으로 사유하고 의지하고 판단하는 정신 활동을 무시한 삶은 진정한 삶이 없음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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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저/김선형 역  | 살림출판사


평생 야생동물을 연구해온 한 생태학자가 일흔이 가까운 나이에 첫 소설을 출간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해안 습지를 배경으로 한 소녀의 성장담이었다. 얼마 후, 미국 도서 업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리즈 위더스푼이 이 책을 발굴해 추천작으로 소개하자 단번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된다. 무명작가의 데뷔작은 입소문을 타고 계속 순위가 뛰어올라 100만 부가 판매되어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습지에 버려진 여섯 살짜리 여자아이의 이야기는 빌딩 숲이라는 정글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현대인에게 두려움 없이 사랑하고 사랑받는 법을 알려준다. 순리대로 흘러갈 것 같던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급류를 만나 반전으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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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서 24시간 살아보기』
도널드 P. 라이언 저/이정민 역  | 매일경제신문사


‘고대 문명에서 24시간 살아보기’ 시리즈의 이집트 편. 고민에 잠 못 이루는 파라오와 필경사에게 상형문자를 배우는 소년, 미라를 만드는 장의사, 음악과 술의 여신을 섬기는 사제, 하마 지방으로 대머리 치료제를 제조하는 의사, 왕족 묘지에서 황금을 훔치는 도굴꾼 등 각자 다른 계층의 이집트인 24명의 일상을 따라 고대 문명 탐험이 펼쳐진다. 책에 등장하는 파라오 아멘호테프 2세의 고관 아메네모테프의 미라를 발굴하기도 했던 고고학자인 저자가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이집트 문명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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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승효상 저  | 돌베개


저자가 종교 건축물을 순례하며 사색한 기록을 담았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프랑스 파리, 그리스, 아일랜드, 티베트 등을 포함하여 30여 개의 도시와 50여 곳의 건축적 장소에 관한 이야기. 르 코르뷔지에가 ‘진실의 건축’이라 칭한 르 토로네 수도원, 현대 건축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롱샹 성당, 영화 <위대한 침묵>으로 1,000여 년 만에 최초로 내부를 공개한 그랑드 샤르트뢰즈 수도원, 스스로 유폐시키고 오로지 묵상과 찬송으로 일생을 보내는 수도사들의 봉쇄 수도원 체르토사 델 갈루초, 중세 최대의 수도원이었으나 지금은 폐허로 남은 클뤼니 수도원 등 종교 건축과의 주요한 만남이 이루어진다. 수도원, 건축, 여행, 이 모든 것이 마지막으로는 저자의 내면으로 향한다. 내면을 들여다보고 고민하는 기행 과정에서 자신의 삶과 건축에 관해 끊임없이 반추하고 묵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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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
정끝별 저  | 문학동네


시력 31년째에 선보이는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이며, 전작  『은는이가』 를 펴낸 지 5년 만에 펼쳐 보이는 시인의 신작이기도 하다. 압운과 철자 바꾸기를 몸으로 이해하고 시집을 읽으면 그 재미에 푸른 물이 든다. 총 4부로 나뉘어 담긴 이번 시집은 여성, 일상, 가족, 엄마 등의 문제가 깔려 있다. 명랑하고 쾌활하게 쓰였지만 시큰한 마음이 든다. 한 해 한 해 나이가 든다는 것은 ‘봄이고 첨이고 덤’이어서 반갑고 고맙고 기쁘지만,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수록 “내 숨은 쉼이나 빔에 머”물고 “짐과 담과 금에서 멈춘 울음”이 나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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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은유 저/임진실 사진  | 돌베개


한 사람의 죽음을 규명하고 애도하는 작업에서 나아가, 그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람들의 삶과 일, 그들이 붙들려 있는 슬픔과 분노, 기억과 희망을 담아낸 인터뷰집. 장시간 노동과 사내 폭력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현장실습생 김동준의 어머니, 사건 담당 노무사, 직업계고 재학생과 졸업생 등의 인터뷰를 엮었다. “죽음을 통해서야 겨우 비운의 현장실습생으로 박제되” 는 아이들을 “현장실습생 김군 혹은 이군이 아니라 오롯한 존재, 저마다 고유한 관계 속에서 경험과 기억을 쌓아갔던 복잡하고 다채로운 한 사람으로 기억하”(11쪽)고자 하는 작업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 아이들이 왜 죽을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물음, 그리고 그들이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삶을 살고 싶었는가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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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액터 박정민』
백은하 저  | 백은하배우연구소


<씨네21>을 시작으로 긴 시간 영화 저널리스트로 일했던 저자가 이끄는 ‘백은하 배우 연구소’의 첫 책. 필모그래피를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터뷰이의 내면의 영역까지 담으려 했다. 배우의 연기를 분석하는 ‘비트’라는 단위를 사용해 배우 박정민의 연기론을 집중 조명했다. ‘FACES 여섯 개의 얼굴’ 섹션에서는 그 동안 배우 박정민이 했던 여러 캐릭터에 대한 소감과 그가 현장에서 느낀 순간에 대한 기록, 그리고 배우라는 직업과 연기에 대한 이야기까지 박정민이 직접 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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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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