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놀이터

데이식스의 지금은 ‘젊음’과 ‘청춘’

대형 기획사 출신의 아이돌 밴드 ‘믿고 듣는 데이식스’라는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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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오디션으로 합류한 도운을 제외하면 타 멤버들 모두 노래를 부르는 걸 좋아했다. 노래가 좋아서 회사에서 연습하다 악기를 배우고, 작사 작곡을 공부하게 됐다.  (2019. 06. 14)

'아이돌을 넘어 그냥 '좋은 밴드'를 발견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즘이 2017년 '올해의 가요 앨범'으로 데이식스의 <Sunrise>를 선정하며 남긴 평이다. 대형 기획사 출신의 아이돌 밴드는 항상 그 진정성에 물음표가 따라붙지만, 2015년 홍대의 라이브 클럽 데이(Live Club Day)에서 데뷔 쇼케이스를 가진 이래로 데이식스는 여타 밴드가 그러하듯 치열한 노력과 실전으로 그들을 가다듬었다. '믿고 듣는 데이식스'라는 훈장은 결코 쉽게 얻어낸 것이 아니다. 

 

네 장의 미니 앨범과 두 장의 정규 앨범, 데뷔 후 첫 월드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두 번째 대규모 팬 미팅을 앞둔 데이식스를 서교동 빅퍼즐연구소에서 만났다. 성진(기타), Jae(기타), Young K(베이스), 도운(드럼), 원필(건반) 다섯 멤버들은 바쁜 일정 속에도 쾌활한 모습으로 데이식스의 과거와 현재를 풀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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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Young K, 도운, Jae, 원필, 성진

 

 

데이식스는 모든 멤버가 보컬을 담당한다. 작곡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성진 : 대부분 작업 과정은 모두가 함께한다. 리프와 멜로디 등 다양한 부분에서 공동의 의견을 반영하려 노력한다. 물론 개별적으로, 유닛의 형태로 곡을 만들기도 한다. 곡의 '포인트'마다 참여 비중이 달라진다. 

 

작곡에서의 '포인트'를 언급했다. 그 중점은 대중적 히트인가, 혹은 곡의 완성도인가. 

 

성진 : 개별 곡마다 다른 것 같다. 대부분은 그 둘을 함께 고려하고, 각기 다른 멤버들의 취향도 녹여내려 노력한다. 아무래도 각자 좋아하는 장르가 조금씩 다르다 보니, 함께 작업하고 나면 각자의 색이 다르게 나와서 그것들을 깎아 '다듬어'내는 작업을 중점으로 둔다.

 

멤버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구체적으로 말해준다면. 

 

성진 : 모던 락, 브리티시 팝을 좋아한다. 라디오헤드, 콜드플레이, 에드 시런... 

 

원필 : 비슷하다. 예전엔 알앤비를 정말 좋아했는데, 지금은 담백한 느낌의 노래, 유행타지 않는 노래를 찾게 된다.

 

Jae : 포크 음악을 좋아한다. 최근 가장 인상적으로 들은 앨범은 제레미 주커(Jeremy Zucker)와 첼시 커틀러(Chelsea Cutler)의 <brent> EP였다. 진심이 담긴 음악을 선호한다.

 

도운 : 트랩부터 퀸 XCII(Queen XCII)까지 다양하게 듣는다. 일렉트로닉을 좋아하고, 과거에는 EDM도 많이 들었다. 

 

Young K : 어린 시절부터 힙합, 펑크 록을 많이 들었고 브릿팝도 많이 들었다. 최근에는 밝은 음악, 틀었을 때 기분 좋고 편안한 음악을 선호한다. 와이 돈 위(Why Don't We) 같은 보이 밴드들로부터 화음을 쌓는 과정을 배우고, 루디멘탈(Rudimental)의 밝은 분위기를 가져오려 한다.

 

멤버들의 취향이 사뭇 다른데, 결성 후 합을 맞추는 과정에서 갈등은 없었나.

 

원필 : 많았다. 마음을 맞추는 과정부터가 오래 걸렸다. 멤버마다 서로 다른 음악의 취향, 성향을 갖고 있다 보니 작곡 작사 과정에서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그런 거 없이 잘 맞는다. 밴드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리 갈등 과정을 겪어서 그런지, 지금은 화목하고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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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ng K(베이스, 리드보컬, 메인래퍼)

 

 

데이식스 멤버들이 처음 JYP에 입사했을 땐 밴드 팀이 아닌 댄스팀, 보컬팀이었다. 

 

성진 : 향후 오디션으로 합류한 도운을 제외하면 타 멤버들 모두 노래를 부르는 걸 좋아했다. 노래가 좋아서 회사에서 연습하다 악기를 배우고, 작사 작곡을 공부하게 됐다. 

 

도운은 팀 내 유일한 음악 전공자다. 

 

도운 : 중2때부터 드럼을 쳤다. 시쳇말로 놀면서 했다(웃음). 잘 치지는 못한 것 같다. 

 

Young K : 데이식스의 유일한 전공자다. 도운이 합류하고 나서 곡 만들어지는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졌다. 

 

기타를 맡은 Jae는 본인의 기타 플레이를 어떻게 평가하나.

 

Jae : 멀리 내다볼수록 부족함을 느낀다. 점차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베이스를 치는 Young K는 어떤가.

 

Young K : 사실 나 자신을 베이시스트로 자각하기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연습하면서 베이스가 밴드 내에서 갖는 연결의 역할, 비어있는 자리를 채우는 중요한 역할을 깨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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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Young K, 도운(드럼, 보컬)

 

 

2015년 <The Day> EP로 데뷔했으니 벌써 5년 차 밴드다. 두 장의 정규 앨범과 4장의 미니 앨범은 물론, 2017년 에브리 데이식스(Every Day6) 프로젝트로는 25곡의 자작곡을 발표했다. 

 

도운 : 에브리 데이식스 프로젝트는 회사의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했다. 그전에도 꾸준히 곡을 만들고 있었는데, 회사에서 일련의 결과물을 듣고는 '곡이 좋은데, 매 달 발매해도 좋지 않을까?'라는 제안을 줬다. 

 

성진 : 아무래도 정규작이나 미니 앨범은 많은 곡 중 타이틀곡을 정해야 하지 않나. 공들여 만든 노래들을 한 곡 한 곡 대중에게 들려주고픈 마음도 있었다. 

 

Young K : 여담이지만 우리는 회사 내에서 박진영 PD님과 가장 접점이 적다. 그런데도 회의 때마다 PD님께서 '데이식스 노래 틀 때가 기다려져!'라 말씀해주신다. 감사하다.

 

성진 : '반드시 웃는다'를 PD님께서 굉장히 좋아하셨던 기억이 난다. 

 

데이식스가 꼽는 본인들의 인기곡, 혹은 이만큼의 인기를 예상치 못한 곡이 있다면.

 

성진 : 아무래도 '예뻤어', 'I loved you', '좋아합니다'가 반응이 좋다.

 

Jae : 'I wait'는 후자다. 우리는 좋은 곡이라 생각했지만 이만큼의 인기는 예상치 못했다. 많은 분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프로젝트를 갈무리하는 2017년 첫 정규 앨범이 <Sunrise>다. 그해 이즘이 '올해의 국내 앨범'으로 선정한 작품이다. 

 

성진 : 프로젝트 동안 공개했던 싱글, 그리고 이전에 작업했던 곡들의 최종 버전을 수록했다. 공들여서 완성된 결과물을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녹음도 새로 하고, 파트도 재정리했다. 데이식스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는데,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 이즘의 연말 결산 특집과 리뷰를 읽으면서 감사했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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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Jae(메인기타, 리드보컬, 래퍼), 원필(건반, 리드보컬)

 

 

과거와 비교하면 그 수가 늘었지만 케이팝 신에서 밴드 활동은 아직도 낯선 느낌이 있다.

 

Jae : 작업 과정에서 그런 배경이나 '아이돌' 개념을 깊이 생각하진 않는다. 사실 각 그룹도 그런 점을 자각하진 않는다. 좋아하는 음악을 표현하는 것이다. 록을 좋아하면 록, 팝을 좋아하면 팝. 

 

실제로 데이식스의 음악에선 록의 터치 아래 아이돌 팝의 면모도 발견되는데. 

 

Jae : 분석의 과정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아이돌 적인 면모, 록적인 면모 이렇게 나누기보다, 기억에 남는 부분을 담고자 여러 음악 스타일로부터 영감을 가져온다. 그렇게 장점을 아울러서 '데이식스의 음악'을 만들고 싶다.

 

가장 최근의 작품은 두 파트로 나눠 발매한 <Youth>다. 강렬한 'Shoot me'와 복고풍 신스팝 '행복했던 날들이었다' 등 다양한 음악 시도가 인상적이다.

 

성진 : 다양한 음악을 들으면서 '이게 끌린다!'라는 직감이 올 때가 있다. 그렇게 소재를 정한 후, 따로 규칙을 두지 않고 데이식스의 색을 입혀 우리만의 시도를 하려 노력한다. 

 

앞서 언급한 와이 돈 위, 파이브 세컨즈 오브 섬머(5 Seconds of Summer) 등 최근의 젊은 밴드들은 팝 펑크보다 신스팝의 논조를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Young K : 어떤 장르든 준비는 되어 있다. 확실히 최근 해외 밴드들은 전자음을 많이 쓴다. 반응이 오는 장르임은 확실하다. 그러나 마냥 대세, 유행만 좇아가면 또다시 정체될 것이다. 폭넓은 시도를 통해 밴드의 색을 넓히고 같은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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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원필, 성진(리더, 기타, 메인보컬)

 

 

데이식스의 색을 언급했는데, 20대의 자연스러운 감정을 풀어내는 가사가 이 팀을 상징하는 메시지라 생각한다. 밴드라면 거대한 메시지, 사회적 의견에도 욕심이 나지 않나.

 

Young K : 데뷔 전에는 큰 담론도 이야기하고 싶었다. 실제로 시도도 해봤다. 하지만 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가고, 다른 사람들이 알아듣기 어렵다면 그것은 실패한 가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진영 PD님도 그런 쪽으로 많이 조언해주셨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솔직한 감정을 노래로 담아내고 싶다. 

 

요약하면 밴드의 지금을 '젊음'과 '청춘'으로 대표할 수 있겠다. 데이식스가 생각하는 '청춘', 그리고 이 테마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이 궁금하다.

 

성진 : 청춘은 '열정'이다. 나이 든다고 해서 열정이 사라지진 않는다. 마음 속 열정을 간직해나간다면 언제나 청춘이다. 

 

원필 : 청춘은 '계속 걸어가는 것'이다. 좋은 일이 있다가도 나쁜 일이 일어난다. 주어진 일에 감사하며 견뎌내고 걸어가는 시기라 생각한다.

 

Jae : 성진의 '열정'에 동감한다. (웃음) 덧붙이자면,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모든 것에 경중을 따지기 어렵다. 모든 게 다 거대하게 느껴진다. 중요한 만큼 열심히 해나가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도운 : 청춘은 '하고 싶은 걸 다 해보는 시기'다. 이런 일, 저런 일, 도전하고 싶은데 할 수 있을까? 하고 망설이는 경우가 많지 않나. 주저하지 않고 일단 해보자! 이런 마음가짐이 청춘이다. 

 

Young K : 청춘은 '성장하는 시기'다. 그래서 정의하기가 어렵다. 청춘이 끝나는 순간은 계속해서 배우려 하지 않고, 더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는 때라고 본다. 그래서 이 시기를 더욱 잘 살아야 한다.

 

데이식스는 오는 6월 29일 잠실 체육관에서 국내 두 번째 팬 미팅을 개최한다. 2018년 9월 첫 팬 미팅 장소가 고려대 화정 체육관이었으니 두 배 이상의 규모다. 팬덤 마이데이(My Day)와 함께할 시간에 즐거워하는 멤버들의 모습에서 차근차근 성장해나가는 젊은 밴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장 최근 타이틀곡의 제목처럼, 그들은 훗날 이 시기를 돌아보며 '행복했던 날들이었다'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시간을 살아가고 있었다. 

 

 

인터뷰 : 임진모, 김도헌, 조지현, 임선희

정리 : 김도헌

사진 : 김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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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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