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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에 대처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

『학교에 사람이 있어요』 이동갑 장학관 인터뷰 작전명 E-F-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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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괴롭힘)은 유령이다. 학교폭력(괴롭힘) 대책은 유령과의 싸움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보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실체가 없는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유령을 만난 사람, 매일 같이 유령이 눈앞에 어른거리는 사람에게는 하루하루가 지옥이 따로 없다. (2019. 0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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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사람이 있어요』 는 학교폭력의 최일선에서 학교폭력예방과 대처에 관한 해결책을 찾아 30여 년을 천착해온 현장 전문가의 생생한 육성이 담겨 있다. 학교폭력의 근본 원인과 대처에 관한 문제점의 민낯을 만날 수 있다. 이동갑 장학관은 학교폭력을 지금처럼 대처하면 우리사회의 암 덩어리를 키우는 것이 될 것이라고 염려한다. 괴물을 잡겠다고 만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더 위험한 괴물이 되어버린 현실을 지적한다. 그래서 “학교폭력은 공중보건의 문제다”라고 외친다. 학교폭력은 학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충북교육청 마음건강증진센터 센터장으로 일하고 계신데, 주로 하시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마음건강증진센터는 정서행동검사 고위군 학생들 중 자해와 자살 위험에 노출된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돕는 일을 합니다. 정신과 전문의가 상주하며 사안이 발생하면 즉각적으로 학교를 방문하여 피해학생과 그 가족 및 학교를 안정화 하도록 돕습니다. 물론, 교사들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전문의 상담과 함께 다양한 심리검사와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8년 12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에 관한 조례”를 통과하여 법적 기반이 확보되었습니다. 충북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정신건강증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사람이 있어요』  라는 책은 학교폭력(괴롭힘) 관련 다른 책들과는 좀 차이가 있는듯한데요, 책을 내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마음건강증진센터에 발령 받기 직전 저의 업무는 학생 수 11만 명이 넘는 청주교육지원청 소속 학생특수교육지원센터(위센터 포함)의 책임자 였습니다. 정확히 1년간 근무하는 동안 날마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갈등과 심각한 민원들을 만나면서 지금 이대로 학교폭력 문제를 대처한다면 이는 학교 뿐만 아니가 우리 사회에 심각한 종양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많은 교사와 학부모들께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손에 잡히는 해결책을 제시해달라는 요구에 답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내부의 목소리를 누르고 제 때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학교폭력의 현장에서 날마다 일어나는 다양한 형태의 학교폭력(괴롭힘)을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며 실제적으로 설계하였습니다. 실습지를 통해 모든 교사가 자신의 학급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글 파일을 제공하였습니다(메일 주소 : [email protected], 블러그 : //blog.naver.com/efrg2018) 무엇보다 학급과 학교단위에서 학교폭력 문제가 발생하였을 경우 관련 학생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프로그램을 제안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특히 위(Wee) 센터장을 겸임하면서 학교폭력 관련학생들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없는 것을 아쉬워 하였습니다. 관련 교육기관에 위탁을 할 때 108배를 하게 하거나 5명이 되면 보내어 달라고 할 때 너무 답답하였습니다. 누군가 단 한 학생을 위해서라도 맞춤식으로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절박하게 요구되었습니다. 이 책은 그 물음에 대한 대답입니다.

 

‘작전명 E-F-R-G”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자세히 설명을 좀 해주세요.


EFRG는 공감(Empathy)-용서(Forciveness)-회복(Recovery)-성장(Growth)의 약자입니다. 학교폭력은 공감만으로 해결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공감의 뿌리(Roots of Empathy)처럼 간난 아기를 교실에 데려와 공감을 경험하고 공유하는 일 역시 당사자 간의 용서와 화해가 없이는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이르지는 못합니다. 회복 역시 집단의 압력에 의해 강요될 수는 없습니다. 즉, 용서와 회복이 따로 떨어져서는 효과적이지 못합니다. 학교폭력의 해결 열쇠가 공감과 함께 용서입니다.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정확하게 사과하고 용서를 빌며, 사죄를 할 수 있는 용기와 경험은 우리 사회를 한 단계 성숙하게 나아가도록 견인할 것입니다. 용서 구하기와 용서 베풀기라는 체험은 인간만이 경험하는 고귀한 가치와 품성으로 안내합니다.


특히 성장에 대한 개념을 학교폭력에 접목한 것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운전 초보시절 경험한 경미한 사고는 장차 큰 사고를 막는 예방주사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일상 속에서 만나는 학교폭력의 크고 작은 경험들을 공감과 용서, 회복을 통해 성장을 위한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훈련(연습)을 하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성격유형을 바탕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수용하는 경험은 인성교육의 차원에서도 발달단계에 있는 학생들의 성장을 위한 좋은 경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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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학교폭력(괴롭힘)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듯 해요. 현장에서 느끼시는 학교폭력(괴롭힘)의 현 상황은 어떤가요?

 

학교폭력 문제가 가끔씩 언론에서 회자되거나 옆집 아이의 문제일 때는 엄벌을 주장하고 교육과 교사들을 날카롭게 비평하는 것으로 화풀이를 쏟아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내 가정에서 마주하게 되면 가족공동체가 붕괴하고 일상을 도무지 이어갈 수 없습니다. 가정이 무너지는 낭떠러지의 입구에 서 있게 됩니다.


학급공동체 역시 이 문제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면 담임교사는 학생들 앞에서 허수아비가 되고 교육은 완벽하게 사라집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폭력과 거짓증언들, 과장된 사법체계의 적용과 어른들이 관여하면서 교실과 학교, 가정은 모두 전쟁터가 됩니다. 좋은 전쟁은 없는 것처럼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겪게 되는 학교폭력에 대한 부정적 경험과 미숙한 해결과정은 청소년의 인격 형성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신뢰에 대해 치명적 손상을 입게 합니다. 특히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로 인한 갈등과 상처는 거의 돌이키기 어려운 악법 중의 악법으로 작동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 담당교사들의 스트레스와 소진 역시 심각합니다. 문제 해결과정에서 많은 교사들이 깊은 내상을 입고 학부모를 대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작은 문제도 신고 위주를 선택하는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면 학교의 교육기능을 현저하게 무너져 내립니다. 보다 전문적인 지원과 투자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되지만 일선 학교에서부터 이 일은 3D 업종으로 가장 힘이 없거나 신규교사가 떠 맡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육청도 거의 예외가 없습니다. 6개월 1년 마다 담당자가 바뀌어 전문성의 축적이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잘못되면 모든 책임까지 질 수 있는 위험한 일을 사명감으로 계속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법적ㆍ제도적 지원과 투자가 과감하게 필요하지만 그 심각성에 비하여 학교폭력 담당자의 전문성 향상과 최소한의 복지를 위한 노력이 부족합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연수와 자질 개선에도 각별한 노력을 투자하여야 합니다. 우물을 파는 노력 없이 사막에서 물을 마시려고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오랫동안 학교폭력(괴롭힘) 관련 일을 해오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관련 에피소드가 있다면 하나만 소개해주세요.

 

학교폭력은 한 가정과 학급, 학교 모두를 거의 완벽하게 파괴할 수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하나는 모 초등학교 6학년 ADHD 학생(남)으로 인해 학급전체가 피해를 입고 있었습니다. 많은 학부모님들께서 학교로 와서 학교폭력대책자치원회의 개최와 해당 학생의전학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이 일이 매스컴에도 언급된 것이라 교육청에서 컨설팅 차 방문을 하였습니다.

 

놀랍게도 금년 담임교사와 전년도 담임교사는 학생의 문제를 일시적인 것으로 보았고 자신이 지도할 수 있으니 기회를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교장선생님까지 내가 학부모를 설득해 보겠노라고 합니다. 교장은 학부모님들께 “일이 있을 때마다 친구를 전학 보내는 것에 대해 자녀들이 먼 훗날 부모님들이 내린 오늘의 이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도록 권고 하였습니다.”

 

교실에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말을 걸어주고 놀아주는 친구들이 생겼으며 처음으로 체험활동도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그 아이 단 한사람의 스승이 되려는 교사와 학교행정가가 계신다면 상황은 최악으로 가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큰 배움을 얻었습니다. 누구나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변화시킨다면 그 것이 교육이겠습니까? 교육의 최상의 결과는 관용(헬렌 켈러)입니다. 학교를 정글로 만들지 않고 개인의 이익을 넘어서 사회적 관심(공동의 이익)을 선택하는 성숙한 어른들이 있을 때 학교는 비로소 교육기관이 됩니다.


‘학교폭력 해결’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계신것으로 아는데, 관련하여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학교폭력 문제는 저에게는 운명처럼 주어졌습니다. 교직을 시작하기 전 소년원 학교에 서 생활지도?상담교사로 근무하면서부터 폭력의 본질을 고민하여 왔습니다. 교사로서 상담자로서 30여년을 근무하면서 학교폭력 문제는 늘 제게 주어진 십자가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이제 거칠게나마 그 해결책의 한 부분을 찾아서 EFRG 모델을 제안하였습니다. 이 모델이 초ㆍ중등학교의 모든 교실과 학교에 보급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가 학교폭력이라는 경험을 성장의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책과 함께 원격연수(30시간)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학교마다 전문적 학습 공동체 등을 통해 함께 공부하고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격려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보다 많은 교사와 학부모, 상담자들이 EFRG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폭력 문제 해결과 함께 성장을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저도 연구를 계속하여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겠습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학교폭력에 대한 예방ㆍ대처 방안인 EFRG 모델이 한국을 넘어 세계에 수출되기를 희망합니다. 백범 김구 선생께서 우리나라가 세계 속에서 우뚝 선 문화강국이 되기를 희망하였던 것처럼 한국의 학교폭력 해결 모델이 세계 속에 수출되고 널리 유익함을 끼칠 수 있기를 기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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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독자 분들이 이 책을 어떻게 읽어주었으면 하는지 저자로서의 바람을 말씀해주세요.

 

학교폭력은 진공상태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폭력성에 대한 경고이며 그 단면의 학교판 실사(實辭)입니다. 어른이 하는 말을 잘 듣는 아이도 없지만, 어른이 하는 대로 따라하지 않는 아이도 없습니다(제임스 볼드윈, 사회심리학자). 학교에 폭력이 없으려면 가정과 사회에서 폭력이 먼저 없어져야 합니다. 매일 같이 만나는 손 위(스마트폰)의 폭력에서부터 넘쳐나는 매스 미디어의 폭력을 우리 아이들이 경험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함께 나서야 합니다. 학교폭력은 공중보건의 문제입니다.

 

더 늦기 전에 제대로 된 연구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문가를 양성하여야 합니다. 학교폭력이라는 경험이 단지 트라우마가 되어 남은 삶을 고통스럽게 하고 낭패롭게 하는 것이 아닌 성장을 위한 밑거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방향을 바꾸어야 합니다.

 

이 책은 학교폭력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도 최선의 방안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훌륭한 프로그램들 중에 새로운 하나를 보탭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누가 어떠한 마음으로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맨 처음은 제가 첫 단추를 꿰었으며 첫 발을 내 딛었지만 다음 단계는 집단의 지성이 필요합니다. 부족한 부분이 여전히 많고 개선해야할 버그들이 있습니다. 아이들과 우리 교육에 대한 애정으로 따가운 비판과 충고를 아끼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본래 3부작으로 기획되었으며 그 첫 번째 작업이 이 책입니다. 약 1~2년 정도 현장의 실천과 임상을 통해 프로그램을 보완하고자 합니다. 저의 메일과 [email protected]과 블러그 [email protected]/blog 를 방문하시어 집단의 지성을 보태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책인 “학교폭력의 심리학”은 학교폭력의 각 수준별로 관련학생과 학부모 등 다양한 주체들이 경험하고 좌절하며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감정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마지막 3부는 “EFRG 상담 사례집”입니다. 3부작까지 약 3~5년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부족하고 편협한 제게만 맡겨 두지 마시고 다양한 접근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예방과 대처, 교육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 주시기를 간곡하게 청합니다.

 


 

 

학교에 사람이 있어요이동갑 저 | 애니클래스
학교폭력의 CPR(심폐소생술)을 소개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EFRG 모델을 제안하였다. 공감-용서-회복-성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학교폭력 해결 역사에 분수령이 되고 교과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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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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