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밥벌이’를 끝내는 법

『어제보다 더 나답게 일하고 싶다』 박앤디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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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전문성이나 안정성만 보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블루오션에 뛰어들어 불행한 ‘밥벌이’로 연명하는 대신, 나라는 고유한 존재가 가진 욕구와 가치란 무엇이고 이를 가장 잘 충족시킬 수 있는 일과 조직은 어떤 모습인지를 정확히 그려낼 수 있습니다. (2019. 0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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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때문에 다니는 거죠. 로또에 당첨되면 당장 때려치울 거예요.”


오늘도 여지없이 출근하는 길은 괴롭고, 8시간 동안의 업무는 지루하다. 영혼 없이 출근하는 것은 익숙해졌지만, 보람 없이 퇴근하는 삶에 대해서는 회의감이 든다. 이렇게 평생 불행한 밥벌이에 매여 살아야 할까? 16년간 수많은 취준생과 직장인, 그리고 기업 임원들의 커리어 고민을 상담해온 ‘앤디 쌤’에게 그 답을 물었다.

 

“회사생활 지긋지긋하지만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닌다”고 말하는 직장인들이 참 많아요. 이건 20대도 40대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런 상황에서 ‘나에게 맞는 커리어 설계’에 관한 책을 내셨는데 어떻게 이 책을 쓰시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사실 책을 쓰기 훨씬 이전부터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론과 강점이라는 성향분석 도구로 커리어 설계 워크숍을 진행해왔습니다. 이 책은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제가 다양한 분들을 도와드리며 접했던 사례와 설계 과정을 텍스트로 엮은 것입니다.


저는 ‘건강’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는 사람인데,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고, 운동하고, 좋은 화장품을 써도 직장생활이 괴로우면 속은 전부 썩어 있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습니다, 한때 제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하루와 인생의 대부분을 일하면서 보내는 현대인들이 자신의 업무와 일터에서 행복하지 않고서는 절대 건강한 개인, 건강한 사회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고, 그동안 진행해온 워크숍 내용을 더 많은 분들에게 전하고 싶어서 책으로도 내게 되었습니다.


책 마지막에 인용한 이어령 선생의 이야기처럼, 모두가 최고가 아니어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각자가 자신에게 맞는 방향과 삶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책을 통해 독자들이 이 주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를 바랐습니다.


국내 최초 ‘성향 분석 전문가’라는 저자 소개글이 흥미롭습니다. 성향 분석가란 무엇이고, 성향 분석으로 어떻게 나만의 커리어를 세울 수 있을까요?

 

성향분석가는 단순히 기존에 개발된 성향검사 결과를 해석해주는데 그치지 않고, 상대방이 스스로 자신의 성향을 관찰하고 이를 일상에 적용하는 능력을 갖추게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진행하는 워크숍이나 상담에서도 “당신은 어떤 성향의 사람이고, 그 성향은 이런 특징이 있다”라고 설명하기보다는, 그 성향이 본인이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고 일상, 업무, 관계 등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를 돌아볼 수 있게 돕는 것에 집중합니다.


사회나 가정에서 학습된 가치관, 취향, 성향 등과 진짜 나의 모습을 구별해내는 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쉽지 않고, 그러다보니 정신분석학자 라캉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게 됩니다.


저는 사람들이 이런 ‘타자의 욕망’과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을 구별해내는 데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내가 갖고 있는 다양한 모습의 가치관과 욕구들을 하나의 맥락으로 엮어내는 과정을 돕습니다. 이로써 단순히 높은 연봉, 회사의 인지도, 직업의 전문성이나 안정성만 보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블루오션에 뛰어들어 불행한 ‘밥벌이’로 연명하는 대신, 나라는 고유한 존재가 가진 욕구와 가치란 무엇이고 이를 가장 잘 충족시킬 수 있는 일과 조직은 어떤 모습인지를 정확히 그려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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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퇴사학교’에서 강의를 3년째 하고 계시는데, 수많은 직장인들을 만나오셨을 것 같아요. 회사생활에서 그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퇴사학교에서는 3년째이지만, 이 워크숍은 제가 대학교 때 제 자신의 진로설계를 위해서 만든 도구를 바탕으로 만들었고, 이를 통해 지난 16년 동안 수많은 취준생과 직장인들을 도왔습니다. 또, 커리어 설계 워크숍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성향과 강점을 바탕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을 개선하는 조직문화 컨설팅도 오랫동안 해오며 많은 관리자, 임원, 오너 들과 만나왔습니다.


실무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안 맞는 일을 하며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 자신의 인생을 낭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에 지원할 때는 적성보다는 사회에서 우선시하는 돈, 명예, 안정, 전문성 등에 이끌려서 입사했는데, 막상 일하다 보니 자신의 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의욕을 잃고 괴로움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이죠.


관리자 입장에서도 직원들이 수동적으로 일하고 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죠, 요즘은 퇴사율도 계속 증가 중이고요. 저는 실무자와 관리자 입장에서의 고민이 근본적으로 같은 이유에서 발생한다고 봅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본인과 맞는 일, 사람, 스타일을 잘 모르거나 고려하지 않고 직업과 직장을 선택했기 때문에 생기는 부작용인 것이죠.


『어제보다 더 나답게 일하고 싶다』  라는 책 제목이 인상적입니다. 근데 ‘나답게 일한다’란 구체적으로 어떤 뜻이죠?

 

나답게 일한다는 것은 단순히 내가 목표로 했던 직업이나 회사에서 일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나라는 사람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욕구와 가치관을 충족시킬 수 있는 행위들을 매일매일, 일상적으로 하며 일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갖고 있는 강점, 즉 내 성향의 긍정적인 활용 방법이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찾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에 있다고 가정해보죠. 이런 사람이라면, 문제가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성향일 것입니다. 그가 어떤 직업이나 업계에서 일하든, 반복적으로 하는 일상적인 업무의 성격이 ‘문제의 원인 파악’과 ‘근본적인 해결책 찾기’여야 한다는 이야기죠. 예를 들어, 컴퓨터 코드에서 에러를 잡아내는 QA 전문가나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사와 같이요.


내가 추구하는 방식이나 가치와 내가 매일 하는 업무의 특성이 일치할 때, 그때 우리는 ‘나답게 일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직과 퇴사를 고민한다면 ‘출근하기 싫은 이유’와 ‘그럼에도 퇴사하지 않는 이유’를 점검해야 한다는 글이 궁금합니다. 왜 그래야 하고 어떻게 그 이유들을 찾을 수 있을지 간략히 말해주세요.

 

연애로 비유해 설명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의 연인이 과하게 주변 사람을 챙기는 오지랖 넓은 사람이어서 내가 죽을 만큼 고생했던 경험 때문에 다음 연인은 인간관계에 소극적인 사람이라면 좋겠다고 결론 내리고 그 조건만 충족시켜서 사람을 사귀겠다고 마음먹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다음 연애에서는 연인의 오지랖 때문에 고생할 위험은 줄어들었겠지만, 나에게 중요한 이상형의 조건이 단순히 상대의 오지랖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새로운 연인은 다른 문제로 나를 힘들게 할 가능성에 또 노출될 수밖에 없겠죠.


이전 연애가 아무리 학을 뗄 정도로 괴로웠더라도, 내가 그런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헤어지지 않고 관계를 지속한 데에는 분명 내가 중요시하는 부분을 상대가 충족시켜준 부분이 있었을 것이고 (예를 들어 내 이야기에 귀기울여주고 내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성의를 다하는 모습), 이를 다음 연애에서도 간과하지 않고 계속 충족시켜줄 상대를 찾는 것이 중요하겠죠. 내 마음이 떠나지 않은 이유도 떠나고 싶은 이유 만큼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이미 현재 일에 마음이 떠난 상태에서 내가 무엇에 만족하기에 퇴사하지 않았는지 찾는 것은 심리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내가 몰입하며 일했던 순간들이 존재한다면 그 순간들의 공통점은 무엇인지 패턴을 찾아봄으로써, 출근하기 싫을 정도의 괴로움을 지금까지 상쇄시켜줄 정도로 나에게 중요한 조건은 무엇이었는지 파악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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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꼭 소개하고 싶은 단 하나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직업과 사랑에 빠지지 말라’는 당부입니다. 한국의 직장인들은 30~40대까지 약 3번 이직한다는 통계가 있고, 미국에서는 일생 동안 총 7번 이직한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리고 이런 이직에는 직업 자체를 바꾸는 전직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세상은 한 직장은 고사하고 한 직업을 평생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중요한 것은 하나의 직업을 정해놓고 대책 없이 매일 출근하는 것도, 다음에 이직할 때 어떤 직업을 갖기 위해 학위든 자격증이든 준비를 할까 고민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대신, 내가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이고, 나는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 행위들을 할 때 보람과 만족을 느끼는지를 명확히 파악해서,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직업이나 회사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내 나름대로 리스트를 만듦으로써 다양한 옵션을 열어놓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목표로 했던 직업을 갖지 못했거나 가졌더라도 그 안에서 내가 기대했던 만족을 얻지 못했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방황하지 말고, 나라는 사람 자체를 기준 삼아 커리어를 설계하고 방향을 찾아보셔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책에서도 언급했듯 객관식이 아닌 주관식으로 살아가기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어떤 사람들에게 어떤 책으로 다가가길 바라시나요?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할 때, 미래를 그려보다가 막막해질 때, 조용히 옆에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거울처럼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정직하게 비춰주는 좋은 친구 같은 책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은 저의 개인적인 성공담이나 이를 일방적으로 따라하라는 식의 일반적인 자기계발서가 아닙니다. 각자만의 성향이나 삶이 다르듯, 나에게 맞는 방향과 방법 또한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염두하고 쓴 개인별 맞춤형 커리어/인생 설계 가이드입니다.


고기가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정답이 아니라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죠. 그동안 성공한 사람들의 조언과 방법을 열심히 따라해 보았지만 실패했던 분들, 그리고 누구도 나에게 답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답답하고 막막한 분들에게,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삶을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게 도와줄 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제보다 더 나답게 일하고 싶다박앤디 저 | 북클라우드
모든 과정을 집대성한 ‘9단계 커리어 수업’을 통해 직장인들의 실제 사례를 간접 경험하고, 특별 부록 ‘나에게 맞는 커리어 설계법’에서는 독자가 직접 자신의 커리어를 설계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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