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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아니어도 요리에 서툴러도 괜찮은 한 끼

『그래도 집밥이 먹고플 때』 젠엔콩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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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것처럼, 맛있는 레시피를 만들려면 맛있는 요리를 많이 먹어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맛있는 요리를 접하면 어떻게 만들었을까, 상상하고 들어간 재료를 맞춰보려고 해요. (2018. 0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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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초입, 한 권의 요리책이 조용히 입소문을 타며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 야근과 약속에 쫓겨서, 혼자 먹겠다고 요리를 하는 게 번거로워서, 육아와 일을 병행하느라 지쳐서 등 저마다의 사정으로 집밥을 포기한 사람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밥이 먹고 싶다면 이렇게 하면 된다고 찬찬히 알려주는 까닭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집밥에 대한 그리움을 요리책이라는 장르에 담아낸 주인공 젠엔콩을 만나봤다. 아직 앳된 모습이 남아있는 그녀와의 솔직발랄 토크.

 

젠엔콩 님도 자취를 하면서 혼밥을 하셨던 경험이 있나요? 있다면 그때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한데요.

 

네. 이십대 초반에 혼자 살며 자취를 한 적이 있어요. 책 속 제니처럼 일을 했던 건 아니고, 공부를 했어요. 혼자 떨어져 산 건 그때가 처음이었죠. 그전까진 집에 돌아오면 항상 부모님과 동생이 있었거든요. 아무도 없는 텅 빈 집이 그렇게 고요한 지 처음 알았어요. 함께 먹을 사람이 없으니 요리도 잘 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피자나 햄버거를 시켜 먹거나 요리를 해도 간단한 달걀프라이나 레토르트 식품에 즉석밥을 곁들여 먹곤 했어요. 먹어도 먹어도 어딘가 허전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때는 그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잘 몰랐어요. 그 시절에 찍은 사진을 보면 어딘가 푸석푸석하고 쓸쓸해 보여요. 사막 같은 모습이랄까요.

 

그럼 요리는 원래 잘하셨던 거예요? 언제 어떻게 요리를 시작하셨는데요?


제가 기억하는 최초의 요리 경험은 초등학생 때에요. 그전에도 요리하는 부모님 옆에서 도와드린 적은 있지만,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본 건 초등학생 때였죠. 여름 방학 때였는데, 무슨 일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부모님께서 외출을 하셨어요. 저는 집에 혼자 남아 책도 읽고 텔레비전도 보는데, 문득 부모님을 놀래켜 드리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동네 슈퍼에 가서 재료를 이것저것 샀어요. 참치통조림도 사고 양파랑 마늘을 사와서 집에 있는 재료를 활용해 김치찌개를 만들었어요. 나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심장이 얼마나 빠르게 뛰던지. 귀를 울리던 박동소리와 슈퍼에 떠다니는 냄새, 그리고 칼을 쥔 손에 밴 땀의 온기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요. 모든 게 다 어렵고 힘들었어요. 부모님이 요리하시는 모습은 참 쉬워보였는데. 혼자 하려니 어렵더라고요.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어요. 하지만 끝까지 만들었고, 부모님이 돌아오셔서 제가 만든 김치찌개를 보고 기뻐하셨던 표정을 보니 정말 행복했어요. 맛은… 부모님께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고 해주셨으니, 그 말을 믿고 싶네요.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책을 만들면서 가장 담고 싶었던 부분이나 주의를 기울였던 부분이 있다면요?


유학을 갔던 동생이 매일 햄버거만 먹는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제가 자취하던 시절이 떠올랐어요. 저 역시 대부분 외식을 했거든요. 그래서 동생이 느끼는 감정을 이해했어요. 그래서 영상통화로 차근차근 레시피를 설명해가며 함께 요리를 했죠. 스스로 지은 밥과 만든 반찬을 먹으며 즐거워하는 동생을 보니 저도 기뻤어요. 그 후로 동생은 제 블로그를 참고하며 여러 가지 요리를 만들어서 종종 사진을 보내오더라고요. 이제 햄버거만 먹지 않아도 된다며 좋아했어요. 그때, 이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어요.


책을 쓸 때는 요리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지 않게끔 레시피를 짜려고 노력했어요. 생략 가능한 재료를 통해 상황에 맞게 요리하도록 구상했고요. 요리법도 최대한 간결하게 썼어요. 많은 분들이 요리가 어렵지 않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시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에 가장 담고 싶었던 건 정작 담을 수가 없었어요. 가장 담고 싶었던 건 요리를 하는 즐거움이거든요. 그 즐거움은 독자 여러분께서 직접 요리를 하시며 찾으시기를 바라요.

 

책에 나오는 제니 이야기를 보면 남의 일 같지가 않은데요, 제니는 실존 인물인가요?


제니는 실존 인물은 아니에요. 『그래도 집밥이 먹고플 때』 를 위해 만들어진 인물입니다. 하지만 모든 소설 속 주인공이 그렇듯이 제니라는 인물 속에는 제 일부도 투영되어 있어요. 동시에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대부분 사람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썼어요. 요즘 다시 읽다 보면 저와 닮은 점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제니는 저보다 더 주체적이고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인물이에요. 미치도록 집밥이 먹고팠던 어느 날, 방을 박차고 나가 요리를 시작할 결단을 내릴 수 있으니까요. 힘든 현실에 짓눌려 뭉개지지 않고 자기 자신을 지켜내고요. 제니는 흔들리고 또 흔들려도 쉽게 무너지지 않아요.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분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때로 지치고 때로 방황하지만 결국 균형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죠. 흔들리는 몸을 바로잡기 위해선 균형추가 필요할 때가 있어요. 제니에게도 저에게도 균형추 중에 하나가 따뜻한 집밥이라는 점에서 저희는 비슷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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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많은 분들이 블로그를 찾다 보니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있으실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분이나 질문이 있다면 얘기 좀 해주세요.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께서 댓글로 피드백을 남겨주시곤 해요. 제가 올린 레시피로 요리를 만들어 맛있게 드셨다는 댓글을 보면 힘이 나고 뿌듯해요. 요리에 자신이 없었는데 레시피대로 만들어 먹으니 맛있어서 행복하셨다는 분, 부모님 생신상을 차려드렸더니 기뻐하셨다는 분, 남편 분께 요리 고수라고 칭찬을 받으셨다는 분 등, 기억에 남는 댓글이 참 많아요. 최근에는 ‘추억의 도시락’ 레시피를 올렸는데요,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추억에 빠지셨다고 편지처럼 긴 글을 남겨주신 분들이 많이 계셨어요. 그분들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읽으며, 제가 만든 요리가 추억의 매개체가 되었다는 생각에 저도 행복했어요.

 

레시피를 개발할 때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으세요? 어떤 식으로 레시피를 개발하시는지 알고 싶어요.


찌개나 밑반찬 같은 기본적인 요리는 여러 번 만들어보며 가장 잘 어울리는 조합을 찾아요. 반면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할 땐 한국적인 요리법과 외국 요리법을 조합해보기도 하고, 주재료를 살짝 틀어서 만들어보기도 하죠. 머릿속으로 구상한 레시피를 실제로 만들어보면, 예상과 다른 경우도 있고 예상대로 되었을 때도 있고 그래요.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것처럼, 맛있는 레시피를 만들려면 맛있는 요리를 많이 먹어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맛있는 요리를 접하면 어떻게 만들었을까, 상상하고 들어간 재료를 맞춰보려고 해요. 집에 와서 그 맛을 떠올리며 만들어보죠. 개인적으로 저는 베이킹 레시피를 만들 때 가장 창의적이 되는 듯해요. 모래사장 케이크나 모닥불 케이크 같은 건 잠자기 전에 이런저런 공상을 하며 탄생한 레시피거든요.

 

이제 막 요리를 시작해보려는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요리를 하는 건 새로운 행성을 발견하는 것만큼이나 즐거운 일이에요.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처음엔 익숙지 않아 어려우실 수 있어요. 요리가 어렵다고 생각하신다면, 쉬운 요리부터 차근차근 해나가시면 됩니다. 책에 소개된 10분 덮밥 공식처럼 간단한 요리를 완성해가며 하나씩 쌓이는 성취를 바탕으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용기를 얻으실 수 있어요. 게다가 요리는 꼭 해야만 하는 숙제도, 인류사를 좌지우지할 과업도 아니에요. 요리를 하고 싶을 때 하고, 하고 싶지 않을 땐 바깥에 나가서 드시면 되는 일이죠. 그래도 집밥이 먹고플 때가 있다면 부엌으로 가보세요. 어떤 요리를 할까, 고민이 되신다면 블로그에서 찾으셔도 좋고 서점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셔도 좋습니다. 그 고민의 순간에, 제 책이 도움이 된다면 저로선 무척 행복하고 기쁠 거예요.

 

 


 

 

그래도 집밥이 먹고플 때젠엔콩 이계정 저 | 더난출판사
맛을 내기 위해 대체 양념을 알려주는 깨알 팁, 메인 재료별로 나눠서 꼭 필요한 재료만 살 수 있게끔 해주는 인덱스 등 곳곳에 숨어있는 알찬 정보들이 요리를 한층 더 쉽게 이끌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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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그래도 집밥이 먹고플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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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에세이와 실용적인 레시피를 함께 담아 집밥이 먹고 싶은 그 순간 부담 없이 만들어 먹는 ‘가끔 집밥족’의 세상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매일은 아니지만 가끔씩 뭘 해먹으려고 할 때 누구나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이 책은 쉽고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레시피와 다양한 꿀팁을 아낌없이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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