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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책임] 이 책 읽고, 저자가 만나보고 싶어졌다

『행복한 책읽기』, 『읽거나 말거나』,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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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을 가지고 ‘어떤 책’을 소개하는 시간이죠. ‘어떤,책임’ 시간입니다. (2018. 08. 30)

[채널예스] 어떤책임.jpg

 

 


프랑소와엄 : 지난 시간에 소개한 『네 이웃의 식탁』 을 우리 PD님이 구매하셨대요! 관계자가 영업 당한 책, 정말 뿌듯해요.


불현듯 : 오늘도 PD님이 저희가 가져온 세 권의 책 중 한 권은 빠져들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캘리 : 저희의 제1타깃인 것 같아요.(웃음) PD님한테 누가 책을 팔았는가!


불현듯 : 좋은 책은 두루두루 읽으면 좋죠. 좋은 책은 또 읽으면 그 책을 쓴 작가가 만나고 싶어지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주제를 ‘이 책 읽고, 저자가 만나보고 싶어졌다’로 정했습니다. 
 


불현듯이 추천하는 책

 

『행복한 책읽기』
김현 저 | 문학과지성사

 

이 책의 부제는 ‘김현 일기 1986-1989’예요. 그러니까 김현 평론가께서 4년 동안 쓰신 일기를 모은 책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도 독서 일기를 쓰고 있지 않습니까.(웃음) 책 때문에 김민정 시인과 독서 일기를 쓰고 있는데요. 이번에 <어떤,책임>을 위해 이 책을 다시 읽으니까 자신감이 꺾였어요. 물론 제가 쓰는 독서 일기와는 결이 다른 책이지만요. 저는 이 책을 헌책방에서 구입해서 읽었었는데요. 1980년대 문학 판에 대한 이야기, 당시 작가들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어요. 그 당시를 눈여겨보는 재미가 있었고요. 여기 이인성 선생님의 해제가 수록되어 있는데요. 한 부분을 읽어드릴게요. 이 책의 매력을 설명하는 대목 같아요.

 

사람들은 일기가 저 자신에게 자신만의 은밀한 이야기를 고백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모든 글은 그것이 언어로 씌어지는 한 자신에게만 이야기할 수도, 자신만의 이야기로 감출 수도 없다. 그것은 언제나 타자를 전제한다. 그런 의미에서, 일기가 실제로 은폐하고 있는 것은 결국 그것이 누군가에게 의해 읽히고야 만다는 점이다.

 

일기지만 그것도 누군가에게 읽힐 것을 감안하고 쓰는 것이라는 거죠. 그 일기가 완벽하게 내 것만은 아니라는 거고요. 제가 이 책을 정말 좋아하게 됐고, 김현 선생님을 만나보고 싶어지게 됐던 계기가 있어요. 이 글은 어떤 작가를 상찬하기 위해 쓰지 않았어요. 한 작가의 부족한 면까지도 이야기하려고 하고요. 그것을 통해서 더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이 좋더라고요. 솔직하고, 아주 담백한 책입니다.

 

 

프랑소와엄이 추천하는 책

 

『읽거나 말거나』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저 / 최성은 역 | 봄날의책

 

<어떤,책임>에 소개할 책을 고를 때 제가 읽고 좋았던 책을 고르기도 하지만 우리가 대화할 수 있는 책을 가지고 오려고도 하거든요. 쉼보르스카가 또 누구입니까. 불현듯 님이 좋아하는 시인 중 한 명이잖아요.(웃음) 저는 사실 ‘시알못’이지만 쉼보르스카는 좋아해요. 쉼보르스카의 「선택의 가능성」이라는 시가 있는데요. 여기서 저희 세 명을 상징하는 문장을 찾았어요. 먼저 불현듯 님을 표현하는 구절입니다. ‘시를 안 쓰고 웃음거리가 되는 것보다 시를 써서 웃음거리가 되는 편을 더 좋아한다.’ 맞죠? 그리고 캘리 님 이야기입니다. ‘신문의 제 1면보다 그림 형제의 동화를 더 좋아한다.’ 저도 있어요. ‘인류를 좋아하기보다 인간다움 그 자체를 사랑하는 나 자신을 더 좋아한다.’


쉼보르스카의 책 가운데 왜 『읽거나 말거나』 를 가져왔느냐 하면, 이 책에 실린 김소연 시인의 추천사 때문이었어요. ‘나는 쉼보르스카를 이렇게 말해두고 싶다. 우리가 사랑해야 할 시인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사랑해야 할 사람이라고.’라는 대목이 공감 됐고요. 이 책을 살까 말까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예스24에 있는 ‘미리보기’에서 프롤로그만 읽어보시면 될 것 같아요. 프롤로그 두 장을 읽으면 확 반해서 아마 되게 궁금해질 겁니다.

 

"평론가들이 열광적으로 논평한 대부분의 책들은 몇 달 동안 먼지가 쌓인 채 서가에 꽂혀 있거나 결국 휴지조각으로 전락해버리는 반면, 미처 평가도 받지 못하고, 토론이나 추천의 대상도 되지 못했던 그 밖의 다른 책들은 순식간에 팔려 나간다. (중략)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내가 리뷰를 쓸 줄 모른다는 걸, 게다가 그다지 쓰고 싶어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중략) 그리고 한 가지 더, 진심으로 전하고픈 이야기가 있다. 내가 구식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책을 읽는다는 건 인류가 고안해낸 가장 멋진 유희라고 생각한다."

 

 

캘리가 추천하는 책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톰 행크스 저 / 부희령 역 | 책세상

 

정말로(웃음) 이 저자를 너무 만나고 싶어요. ‘그’ 영화배우 톰 행크스예요. 톰 행크스가 타자기 마니아라고 해요. 1978년부터 타자기를 수집했고요. 현재 세계 각지에 있는 빈티지 타자기를 100대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일기나 편지, 초대장 등 모든 형태의 글을 타자기로 쓰기를 즐겼다고 하고요. 심지어 얼마나 타자기를 좋아했는지 타자기 어플 ‘행스 라이터Hanx Writer’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소설을 쓰게 된 것도 타자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워낙 유명한 배우잖아요.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평생토록 훌륭한 스토리 텔러 주위에 있었고, 열정적인 학생처럼 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책이 의외로 두툼해요. 총 1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고요. 각 단편의 도입부에는 그가 소장한 로열, 언더우드, IBM, 레밍턴 등의 타자기 사진이 수록되어 있어요. 그리고 그 타자기들이 묘하게 이야기에 녹아 있습니다. 타자기가 전면에 드러나는 건 아니지만 모든 단편에 타자기가 꼭 한 번씩 나오고요. 읽다 보면 타자기가 언제 나오나, 작가가 타자기를 어떤 장치로 썼나, 살펴보게 됩니다. 게다가 참 신기했던 게 각 단편의 주인공들이 다 다르거든요. 열 살짜리 어린이도 있고요. 이혼한 여성도 나오고, 여자친구와의 관계가 어려운 남자가 화자로 나오는 경우도 있어요. 등장인물이 굉장히 다양한데 각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잘 묘사해냈다는 것이 의미 있었어요. 톰 행크스가 소설가로서도 매력이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오디오클립 바로 듣기 //audioclip.naver.com/channels/391/clips/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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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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