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토록, 유대인들은 자녀교육에 정성을 다할까?

『들어주고, 인내하고, 기다리는 유대인 부모처럼』 펴낸 장화용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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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대인들이 오랜 세월 이방인으로 유랑의 세월을 거치면서도 강한 생존력으로 버티고 살아남아 오늘날 전 세계의 리더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그들의 실패와 고난의 역사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2018. 07. 25)

장화용 작가 사진 2.jpeg

 

 

왜 그토록, 유대인들은 자녀교육에 정성을 다할까요? 그것은 바로 행복은 부모가 만들어줄 수 없지만, 불행은 부모가 만들 수 있음을 그들은 알기 때문입니다. 종소리를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해서 종은 더 아파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 자존감 있고,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가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의 헌신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왜냐고요? 부모가 아이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으니까요.

 

이 세상 부모와 아이의 수만큼 양육 방법이 많다고 합니다. 당연하지만 은근히 어려워서, 구구절절 맞는 이야기지만 실천하기 힘들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실제로 적용해보고 싶은 자녀교육법이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감싸기만 하는 것은 모성애라는 탈을 쓴 잘못된 사랑이라는 것을, 아이를 망치는 지름길임을 가르쳐줍니다. 바로 유대 5천 년, ‘탈무드 자녀교육법’을 다룬 책 들어주고, 인내하고, 기다리는 유대인 부모처럼』  입니다.


유대인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마따호세프?"라고 합니다. 그게 무엇 뜻이고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유대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마따호세프?’는 우리말로 설명하면 ‘너 생각은 뭐니?’ ‘너는 그것을 어떻게 생각해?’라는 말과 비슷합니다. 유대인들의 ‘마따호세프?’는 부모가 일방적으로 묻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입장에서 아이에게 생각이나 의견을 물을 때 하는 말입니다. ‘마따호세프?’라는 질문에 담긴 유대인의 아이를 존중하는 문화는 아이들에게 기쁨과 행복감을 줍니다. 즉 ‘마따호세프?란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부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맘껏 질문하고 의견을 나누는 허용적인 분위기에서 의사소통이라 하겠습니다.


‘못 해도 괜찮아, 틀려도 괜찮아’ ‘사람이 다 잘할 수는 없어’ ‘엄마 아빠는 항상 너를 뒤에서 지켜줄 거야’라는 의미로 지지와 격려 속에서 자녀를 존중하는 유대인의 문화가 내포된 말입니다. ‘조용히 해’ ‘시끄러워’ ‘떠들지 마’ 등 부모가 일방적으로 시키거나 묻는 형태의 대화가 아닙니다. 들어주며 존중하는 자세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서슴없이 하고, 자신감 있게 대화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마따호세프?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유대인들에게 실패와 고난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자발적으로라도 아이들에게 실패와 고난을 만들어준다는 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유대인들이 오랜 세월 이방인으로 유랑의 세월을 거치면서도 강한 생존력으로 버티고 살아남아 오늘날 전 세계의 리더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그들의 실패와 고난의 역사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역경이야말로 최고의 기회라고 여깁니다. 그래서 자녀들에게 자발적인 고난도 마다하지 않으며 오히려 역경을 만들어줍니다. 인간이 실패를 딛고 일어났을 때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하여 크나큰 성장을 이루어 낸다는 것을 그들은 몸소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유대인 부모들은 아이가 실수하거나 실패해도 나무라지 않고 오히려 ‘마잘톱!(축하한다)’이라는 말로 격려해준다고 합니다. 유대인들은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기 때문에 실패의 경험도 필요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패와 좌절을 겪는 것도 자녀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 여기는 것이지요. 자녀들이 실패를 딛고 일어났을 때 맛볼 성취감이 삶에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그들은 온몸으로 체험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의 자존감을 키우는 게 자녀교육의 시작이자 마지막이라고 합니다. 유대인들은 아이의 자존감을 어떻게 키워주나요?


자존감은 자기를 존중하고 믿는 감정입니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는 아이의 자존감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부모로부터 ‘너는 왜 그것밖에 못 하니? 네가 그럴 줄 알았어. 네가 그럼 그렇지. 안 봐도 빤하다. 너는 그걸 잘했다고 그러니?’ 등의 비판적인 말을 듣고 자란 아이들은 비교적 자존감이 낮은 아이로 자라게 됩니다. 유대인 부모들은 부모가 쉽게 화내면 아이는 정서적으로 불안해진다고 생각하여, 아무리 잘못한 일이 있더라도 인내와 헌신으로 아이들의 자존감을 지켜줍니다.


가령 아이가 벽에 낙서했다면 ‘도대체 벽에 무슨 짓을 한 거냐?’라며 화내기보다는 유대인 부모는 아이들에게 차분히 말로 설명합니다. ‘벽은 낙서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란다. 낙서는 도화지에 하는 거야. 벽을 닦으려면 얼마나 힘이 들겠니?’라며 아이를 벌하기보다는 아이를 혼낼 때는 왜 혼나게 되었는지를 이해시키며 자녀의 자존감을 상하지 않게 합니다. 성질이 급한 사람은 아이를 지도할 수 없다고 했던 탈무드의 가르침이, 유대 교육의 본질임을 확인하는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질문을 가장 많이 하는 민족이 바로 유대인입니다. 질문을 잘해야 토론도 잘하게 되는데, 따로 유대인들의 비법이 있을까요?


유대인 교육은 듣는 교육이 아니라 묻는 교육입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자녀에게 ‘선생님 말씀 잘 들었냐?’고 묻지만, 유대의 어머니들은 ‘선생님께 무슨 질문을 했니?’라고 확인합니다. 유대의 교육은 질문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없는 질문도 만들어 질문하며, 세상 모든 것이 질문의 소재가 되어 자녀들이 말을 잘하도록 도와줍니다. 유대의 문화는 ‘말이 없는 아이는 배울 수 없다’ ‘침묵하는 아이는 바보다’라는 생각으로 아이들이 어디서든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맘껏 하도록 가르칩니다.


그들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일단 말을 논리적으로 잘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유대인 부모들은 아이들의 말하기 교육을 위해 자녀가 엉뚱한 질문을 해도 진지하게 듣고 끊임없이 말하도록 격려하며 말을 이어가도록 도와줍니다. 평생토록 탈무드를 통해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대화와 토론, 논쟁을 통해 자유롭게 생각하며 말하는 법을 가르칩니다. 그들은 세상 모든 일이 말로 해결되지 않은 것이 없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유대인의 공부법 하면 하브루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하브루타를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적용해볼 수 있을까요?


유대인 공부법 하브루타는 말로 하는 공부법입니다. 유대인들은 ‘말로 설명할 수 없으면 모르는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유대인의 성공 비결은 그들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배우는 방법’이 달랐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교육에 유대인의 말하는 공부법을 적용한 것이 질문하는 공부인 하브루타 수업 방식입니다. 친구 가르치기 방법의 하나로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자신이 아는 것을 말할 수 있도록 엄마에게 공부를 가르쳐 달라고 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말하는 공부의 큰 핵심은 메타인지입니다. 메타인지란 자신의 사고 능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말로 설명해보면 모르는 것을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아는 것과 안다고 착각하는 것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공부의 목적은 많은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사고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스스로 모르는 것을 알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계획 및 그 실행 과정을 찾아내는 교육 방법입니다. 우리나라도 듣는 교육에서 말하는 교육으로 이제는 바뀔 때라 생각합니다.

 

유대인들은 자녀에게 반드시 물려주어야 하는 것이 평생 공부하는 습관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그런 습관을 갖게 할 수 있나요?


유대인들은 공부는 태어나서 평생 죽을 때까지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어릴 때 충분히 놀게 하며 놀이와 체험으로 공부를 시작합니다. 막 공부를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배움은 꿀처럼 달콤하다는 의미로 손가락에 꿀을 찍어 히브리 알파벳 글자를 따라 쓰게 합니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히는 일이 꿀처럼 달콤하다는 것을 체험시키려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인생은 배움의 연속으로 죽을 때까지 배우다 죽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은 배움에 조급증을 내지 않고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따라 차근차근 지식의 지평을 열어갑니다. 


유대인들의 평생 공부 습관은 탈무드에서 비롯됩니다. 그들은 탈무드를 1번 읽는 데 7년 반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장기적인 안목으로 공부하고 있는 것이지요. 책의 민족인 그들은 늘 책을 가까이하며 긴 시간 공부하며 생각을 많이 해서인지 생각하는 힘이 강합니다. 출신 대학이나 스펙보다는 어제보다 나은 내일의 삶을 살기 위해 평생 공부하면서 세상을 통찰하고 연구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발걸음을 보고 자란다고 합니다. 평생 공부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란 유대의 아이들이 공부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닐까요?

 

지금까지 말씀하신 내용이나, 작가님이 쓰신 책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유대인 자녀교육 '절대불변 키워드' 하나를 꼽으라면?


유대인 자녀교육의 절대불변의 키워드는 ‘부모의 기다림과 인내’라고 생각합니다. 기다림과 인내가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이루어낼 수 없습니다. 씨앗을 뿌렸다고 싹이 바로 나오지 않듯이 발아할 시간 동안 기다리고, 싹이 나오면 잘 자라도록 뿌리에 흙도 북돋아 주고 벌레도 잡아주며, 식물이 제대로 자랄 수 있도록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자연의 이치가 이렇듯 유대인 부모들은 가정에서 자녀에게 기다림과 인내의 헌신으로 자녀들의 자존감을 지켜주며 아이가 스스로 해결하기를 기다립니다.


사실 엄마의 눈으로 보면 아이는 매사에 서툴고 미덥지 않아 자녀가 문제에 부딪히면 나서서 해결해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듭니다. 하지만 유대인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해결하기를 기다립니다. 설령 아이가 실수하더라도 어른이 되어 실수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내와 헌신으로 기다리며 해결사 부모보다는 조력자 부모로서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이 유대인 자녀교육의 핵심이라 하겠습니다.


왜 알면서도 자꾸 미루고 실천하지 못하는 걸까요? 그래도 자녀교육은 포기할 수 없습니다. 엄마니까, 부모니까, 장기전이니까, 조금 더 멀리 내다보면서 하나하나 실천해야 합니다. 마음은 아프지만 인정해야 합니다. 엄마의 무조건적 사랑을 쏟아붓는 것이 진짜 아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엄마의 희생만이 아이를 바르게 키우는 참된 모습이 아니라는 걸, 내 아이에게 코끝에 맺힌 땀방울의 즐거움을 알게 하는 것이 진짜 사랑이라는 걸, 이번 책을 통해 자녀교육의 나침반을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삐뚤삐뚤 나는 나비가 꽃을 찾아 앉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지요. 조금은 서툴고, 조금은 잘못되어 보이는 것 같아도, 부모가 우리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의 마음과 본 중심만 잃지 않는다면 꼭, 반드시 훌륭한 아이로 키울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들어주고, 인내하고, 기다리는 유대인 부모처럼장화용 저 | 스마트비즈니스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에 대한 실제적인 팁까지 얻을 수 있다. 자녀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고민하는 부모에게 자녀교육의 ‘철학적 나침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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