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원으로 결혼, 내가 해봤더니 되더라
『결혼 300만원이면 충분해요』 최하나 저자 인터뷰
결혼을 하기로 마음을 먹으신 다음에는 제일 먼저 일정을 짜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여유 있게 준비를 하게 되면 식장예약을 할 때도 선택권이 많아지고 그렇게 되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거든요. (2017.06.22)
『결혼, 300만 원이면 충분해요』는 적은 금액으로도 성공적인 셀프 웨딩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 셀프 웨딩 가이드북임과 동시에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어려워 연애와 출산, 결혼을 포기한 세대, 즉 3포 세대에게 “나도 했으니 너도 할 수 있다”고 힘을 실어주는 본격 결혼 권장 에세이다. 웨딩드레스와 웨딩홀 고르기, 셀프 웨딩촬영하기, 청첩장과 메이크업샵 고르기 등 결혼 준비 흐름대로 내용을 구성하고 각 장마다 저자가 직접 경험하며 얻은 실용적인 팁을 담아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예비 신랑 신부가 차근차근 준비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며, 기자 겸 작가인 저자의 유머러스한 입담으로 결혼에서 오는 부담감을 조금이나마 내려놓고 즐겁게 읽을 수 있어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안겨준다.
처음부터 300만 원을 정해서 결혼 준비를 시작하셨는데, 300만 원이라는 금액은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예산을 짜면서 가장 먼저 생각했던 건 과연 부담 없이 운용할 수 있는 금액이 어느 정도일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신랑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또한 작은 결혼식을 시작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실제로 돈이 없어서 결혼을 망설이는 젊은 세대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기 때문에 사회 초년생이 무리 없이 저축할 수 있는 두세달 정도의 월급에 해당되는 금액으로 책정했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항목을 미리 생각해보면서 300만 원이면 되겠다는 막연한 확신도 들었고요.
결혼을 준비하면서 당사자의 의견 외 부모님들의 의견이 더 강하게 반영되기도 합니다. 서로 원하는 바가 다를 때는 어떻게 극복하거나 타협하셨나요?
사실 이 부분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결혼이 양쪽 집안의 큰 행사라는 생각을 미처 못했기에 그저 저희들의 의도를 말씀 드리면 무조건 이해하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여러 차례 반복해서 뜻을 전달했고 신랑의 경우 몇 시간에 걸쳐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눈 끝에 최대한 간소하게 해도 좋다는 허락이자 동의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처음에 세웠던 3無 (노폐백, 노예단, 노예물)의 계획을 다소 수정해야 했지만 그래도 저희가 그린 결혼의 큰 틀에서는 많이 벗어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 부분 때문에 고민이라면 진지하게 부모님과 대화를 나눠보시는 걸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말보다는 글이 조금 더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의도와 계획을 설명드릴 수 있기에 편지를 써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300만 원 안으로 결혼을 할 수 있었는지 독자들에게 소개해주세요. 예산 안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써야 했던 금액은 무엇이 있었나요?
결혼준비 예산을 짤 때 가장 크게 차지하는 항목이 바로 스드메(스튜디오 촬영, 웨딩드레스 렌탈, 메이크업 비용) 일 겁니다. 저희는 이 부분을 대부분 셀프로 진행하거나 직접 연락하고 계약해서 금액을 줄였습니다. 스튜디오 촬영은 삼각대와 셀카봉으로 직접 찍었기에 장비 구입비 만 팔천 원을 제외하고는 전혀 돈이 들지 않았습니다. 또한, 드레스는 셀프웨딩드레스샵에서 15만 원으로 다소 저렴하게 대여했습니다. 대여샵에서는 드레스를 빌리게 되면 각종 악세서리 역시 무료로 제공합니다. 웨딩슈즈는 빌릴 수도 있었으나 셀프웨딩촬영까지 고려해 3만5천 원을 지불하여 새 것으로 구매하였습니다. 메이크업은 양가 부모님들도 필요하신 부분이기에 품을 많이 팔아서 비교적 좋은 퀄리티이지만 합리적인 가격대의 샵을 예약하여 신랑과 신부 그리고 양가 부모님을 포함해 약 30만 원 정도의 금액을 지출하였습니다.
이렇게 스드메 항목에서만 지출한 금액이 50만 원 선이었고 식장 대관 및 각종 부가항목으로 50만 원을 그리고 혼수구입에 150만 원 정도를 사용하였습니다. 신혼여행은 국내종단으로 떠나 5박6일 일정에 약 50만 원 정도를 경비로 지출하여 총 300만 원이 들었습니다.
이 항목에는 신혼집 마련은 빠져있는데 이건 지역적인 특성에 따라 금액이 많이 차이가 납니다. 다행히 수도권이지만 서울보다는 집 값이 다소 저렴한 인천에 거주하고 있었고 직장 또한 인천에 있어 집 부담은 크지 않았습니다. 신축 아파트를 매매한다면 예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겠지만, 저희는 10평대의 다소 오래되었지만 단지가 크고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곳으로 정했습니다. 이런 아파트를 기준으로 한다면 매매로는 약 1억3500만 원, 전세로는 1억2000만 원, 반전세로는 보증금 6000만 원에 15만 원, 월세로는 500만 원에 45만 원 혹은 1000만 원에 40만 원 정도에 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신혼부부 및 무주택자를 위한 정부지원의 대출프로그램도 (디딤돌, 버팀돌 대출) 있기에 지금의 형편이나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시작하시면 모든 걸 다 합쳐서 천만 원으로도 결혼준비와 신혼집까지 해결하실 수 있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는데 돈이 들었던 부분도 있나요?
원래 제가 구입을 해놓은 셀프웨딩드레스가 있었는데 사진을 보시고 주변에서 우려를 많이 표하셨습니다. 너무 격식을 차리지 않은 것 같다고요. 당시에 결혼준비의 전 과정을 에세이 형식으로 연재를 하고 있었는데 그걸 보신 지인분들의 연락을 참 많이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고집대로 밀고 나갈까 하다가 아무래도 의견을 반영을 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다른 셀프웨딩드레스 대여샵을 알아봐 렌탈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가지고 있던 드레스는 피로연 때 한복 대신에 입었고요. 다행히 그것 빼고는 예상치 못 한 지출은 크게 없었습니다.
부부가 서로 중복해서 가지고 있던 물건을 정리하신 내용도 나와 있는데요. 물건을 정리하는 데 기준이 있었나요?
우선, 여러 개를 가진 물건을 처분했고 그 다음에는 자주 쓰지 않는 물건들을 정리했습니다. 또한 신혼집의 크기를 고려해 가져갈 수 없는 큰 부피의 짐은 대폭 줄였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무엇을 소유했는지, 또 우리의 삶에 필요하지 않은 것들이 뭔지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한 저희에게 필요 없는 물건이 새로운 임자를 만나게 된다는 점에 보람도 느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웬만하면 물건을 많이 구입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무소유의 삶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음이 풍족한 삶을 함께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힘든 일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특히 돈 대신 시간을 들여 비용을 절감한 노력이 많았는데요. 예비 신부 신랑들이 직장에 다니거나 시간을 내기 힘든 경우라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우선, 결혼을 하기로 마음을 먹으신 다음에는 제일 먼저 일정을 짜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여유 있게 준비를 하게 되면 식장예약을 할 때도 선택권이 많아지고 그렇게 되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거든요. 저희는 6개월 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하니까 주말 중 하루 정도만 투자하면 무리 없이 진행이 되더라고요. 대신 둘 중 한 명이 바쁜 시기가 있을 수 있으니 그럴 때는 역할 분담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셀프웨딩촬영과 드레스 및 메이크업은 제가 주도해서 진행했고 혼수구입은 오히려 신랑이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아무래도 가구이다 보니 직접 보고 그 자리에서 구매를 하고 가져와야 하는 경우도 많았고 세탁기나 보일러처럼 연결할 때 함께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결혼식장의 경우에는 둘의 취향뿐만 아니라 위치 같은 부분도 많이 고려를 해야 하기에 같이 움직이는 게 좋습니다. 저희는 인터넷으로 후기나 홈페이지를 둘러보며 미리 리스트를 뽑아놓고 놀러 간다는 마음으로 한 군데씩 돌아다니다 보니 많은 시간이 소모되지는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함께 하고싶은 사람이 있지만 경제적인 부분으로 망설이는 분들께 이렇게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해보니 불가능하지 않다는 걸 느꼈습니다. 정말로 결혼, 300만 원이면 충분하더라고요. 작은 결혼식, 하지만 큰 사랑을 여러분도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86chu.com/Article/View/3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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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00만 원이면 충분해요』는 적은 금액으로도 성공적인 셀프 웨딩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 셀프 웨딩 가이드북임과 동시에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어려워 연애와 출산, 결혼을 포기한 세대, 즉 3포 세대에게 “나도 했으니 너도 할 수 있다”고 힘을 실어주는 본격 결혼 권장 에세이다. 웨딩드레스와 웨딩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