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놀이터

허은지 “아이는 어른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

『내 아이 마음 사전』 출간기념 저자강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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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부터 부모인 사람은 없어요. 부모도 부모로서 처음 생을 살고 있고 아이도 아이로서 처음 생을 살고 있어요. 부모와 아이가 서로 처음 만나서 팀워크를 맞추려니까 안 되는 게 얼마나 많겠어요. 연습할 수도 없어요. 바로 실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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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6일, 수내역에 있는 N타워가든빌딩에서 『내 아이 마음 사전』 출간기념 허은지 저자의 강연회가 열렸다. 『내 아이 마음 사전』 은 유아교육 현장에서 뛰고 있는 저자가 아이와 부모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사례를 통해 제시한 책이다. 허은지 저자는 현재 〈아이가 부모의 미래다〉라는 부모교육 프로그램으로 강연을 펼치고 있으며, 예비 교사들을 위해 동남보건대학교 강단에 서고 있다.

 

이번 강연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어 1부에서는 유아교육 현장의 실제 사례를 제시하며 부모의 고민을 선정해 처방을 내렸다. 이후 독자와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2부 저자 사인회로 마무리되었다. 

 

 

육아 고민 베스트7 : 편식, 고집, 미디어 중독, 낯가림, 산만함, 울음과 거짓말

 

허은지 저자는 육아에 대한 고민 베스트7을 선정하여 예를 들어 설명했다. 우선 아이의 문제 행동을 제시하고, 이어서 부모가 해야 하는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나눴다.

 

첫 번째 고민은 편식이었다. 저자는 아이가 밥을 먹을 때는 장난감이나 TV 시청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TV를 보면서 먹으면 먹는 즐거움을 모르기 때문에 먹는 즐거움을 익히게 해주려면 적어도 TV는 무조건 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모의 식습관을 되돌아보고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자는‘어린이집만 해도 선생님이 많이 먹는 반은 아이들도 많이 먹고, 선생님이 적게 먹는 반은 아이들도 적게 먹는다.’며 ‘하물며 부모님은 피까지 이어졌는데 오죽할까요?’라고 지적했다. 엄마가 싫어하는 음식은 집에서 잘 안 하게 되고 그러면 아이는 그 낯선 음식에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하며 다양한 음식을 집에서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식습관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아이의 편식이 아이의 문제만이 아님을 밝혔다.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에 친근감을 주려면 아이와 함께 요리하는 것이 좋아요. 아이에게 요리를 선택할 기회를 주세요. 당근을 싫어하는 아이라면 당근이 들어간 음식 중에서 고르게 하세요. 그다음에 재료도 같이 사러 가세요. 요리할 때 모양 찍기 틀만 사용하게 해도 좋아요. 그것만 해도 아이는 자신이 만든 요리라는 생각에 조금이라도 더 먹으려고 해요. 조금 더 흥미를 유발하고 싶으시면 ‘엄마는 하트 당근을 먹을 건데 지연이는 어떤 당근 먹고 싶어?’라고 물어봐 주세요. 이게 또 선택의 순간이거든요. 아이는 자기가 선택한 거에 대해서 더 친근감을 느낄 수 있어요. 다음에 또 당근을 먹어야 할 때 친근감을 느끼고 더 당근을 잘 먹을 수 있게 돼요.”

 

저자는 또한 어린이집을 안 가겠다며 고집부리는 아이에게는 어린이집과 같이 모방 행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친구들의 행동을 모방하면서 다수의 사람과 있을 때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고 규칙과 질서를 몸으로 배우게 해야 한다고 했다. ‘아이는 아직 자신이 해도 되는 행동과 하면 안 되는 행동의 경계를 구분하는 게 어려워요’라며 부모가 경계를 명확히 알려줘야 함을 지적했다.

 

허은지 저자는 TV와 스마트폰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를 보며 자신으로 인해 아이가 미디어 중독에 걸렸다는 죄책감을 느끼지 말라고 당부했다. 사실 아이는 생각하는 것과 달리 미디어 중독이 아닌 경우가 많다고 설명하며 ‘하루 많이 봤다고 중독되는 것도 아니며 TV를 많이 보여준다고 나쁜 엄마가 되는 것도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또한 죄책감을 느끼기보다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TV가 없는 환경으로 가는 것이 좋다며 도서관에서 책을 읽게 하거나, 키즈카페를 가 아이가 몸으로 놀 수 있게 하거나, 동네 공원을 산책하거나 아니면 오늘 하루 어떻게 지냈는지 같이 나란히 누워 이야기하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다음 고민은 낯가림이었다. 저자는 부모가 아이에게 헤어짐을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처음은 짧게 그리고 그 다음은 조금씩 길게 점점 시간을 늘려가며 연습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아, 이 정도 시간이면 엄마랑 헤어져야 하는구나. 이 정도 시간 이후에는 다시 엄마를 만날 수 있구나’라는 믿음이 생겨요. 그다음에 엄마가 다시 나타난다는 믿음을 주셔야 해요. 어린이집으로 오기로 한 시간을 훌쩍 넘어서 오시면 아이는 엄마가 안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은연중에 생겨요. 또 ‘어때? 어린이집에 가니까 좋았어? 엄마 생각 안 났어?’라는 질문은 하지 말아야 해요. 아이들은 그 말 속에서 이런 뉘앙스를 느껴요. ‘엄마 생각 안 해서 엄마가 서운해하네. 내가 잘못한 건가?’ 아이와 대화를 나누고 싶으시면 차라리 ‘오늘은 가장 재밌었던 이야기가 뭐였어?’, ‘선생님이 어떤 이야기 해주셨어?’,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았던 놀이가 뭐야?’라는 질문이 좋아요. 그러면 아이는 그 질문을 통해서 즐거웠던 경험을 떠올리고 다음에 다시 어린이집을 갈 때는 즐거웠던 곳으로 간다며 엄마와 헤어지는 것에 불안감을 덜 느끼게 돼요. 또 엄마 스스로 아이와 헤어져 있는 것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해요. 엄마가 가지고 있는 불안이 아이에게도 전염될 수 있어요.”

 

다음으로 저자는 산만한 아이에게 화를 내는 것은 효과가 별로 없다며 화를 내기보다는 반복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더 좋다고 설명했다. 또 주변을 깨끗하게 정돈하여 정신이 분산되지 않도록 하고 규칙을 지키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산만한 아이를 위한 교육 방법에 대해서는 ‘산만한 아이들은 주변이 정신없으면 하나에 집중을 못 해서 해야 하는 일 하나만 두고 나머지는 치워버려야 해요. 집중력이 필요한 놀이를 하면 산만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라고 말했다. 찰흙 놀이처럼 당장 뭘 만들었을 때 형태가 나오는 놀이 같은 경우 아이들이 보다 흥미를 갖고 오래 집중할 수 있다는 팁을 알려주었다.

 

여섯 번째 고민은 울음 습관이었다. 허은지 저자는 아이가 울면 원하는 것을 가지거나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경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잘 우는 아이 같은 경우에는 오냐오냐 키운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 아이가 말할 경험 자체를 잃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한테 먼저 말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아이가 울 때 바로 해주기보다는 ‘왜 우는 거야?, ‘뭘 원해?’, ‘어떻게 도와줄까?’ 하고 아이가 말을 하도록 이끌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아이가 우는 원인을 알고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야 한다고 했다. 저자는 넘어져서 운 아이를 예로 들며, ‘괜찮지? 별로 안 다쳤네. 빨리 일어나’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먼저 놀란 마음을 다독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울어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시켜야 하며 아이가 운다고 해주면 안 되는 것은 절대 해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거짓말 습관에 대해 말했다. 저자는 거짓말을 하는 유형에는 자기중심적 사고형, 회피형, 관심 끌기형, 욕구불만형, 현실 도피형 등이 있다고 나열했다. ‘거짓말쟁이’ 등 부정적인 말은 아이에게 낙인을 찍는 셈이 되어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며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또 거짓말하는 아이는 일관된 태도로 훈육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강조했다.

 

“아이들은 자신이 한 말이 거짓말인지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해요. 아이들은 생각보다 단순해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서 하는 거짓말도 있어요. 예를 들어 ‘나는 하늘을 날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아이에게는 ‘아 우리 준서가 하늘이 날고 싶었구나.’라며 아이의 욕구에 공감을 해주시면 아이는 굳이 자기가 거짓말을 했다는 인식 없이 차츰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면서 자신의 거짓말을 고치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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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문제 행동에 담긴 메시지


아이들이 왜 앞서 설명한 문제행동을 하는 걸까? 저자는 아이의 문제 행동에 담긴 메시지를 다음과 같이 꼽았다.

 

첫째, 나는 엄마의 관심이 더 필요해요

둘째, 엄마가 내게 했던 것처럼 나도 똑같이 할 거예요

셋째, 나는 이 상황을 해결하지 못해요. 그래서 도망가고 싶어요

 

“아이들은 처음부터 엄마, 아빠의 기분을 나쁘게 할 생각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어떤 문제 상황이 있을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을 한 게 바로 그거예요. 엄마, 아빠 눈에는 그게 문제행동으로 보인 거고요 아이의 문제 행동을 볼 때 좀 더 따스하게 바라보는 게 좋을 거예요.”

 


7가지 마음처방


앞서 육아에 대한 고민 베스트 7과 이에 담긴 아이의 메시지에 관해 설명한 뒤 이어 부모에게 7가지 마음처방을 내려주었다.

 

첫째,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을 전환하기
둘째, 일관성 있는 패턴으로 대하기
셋째, 자주자주 눈 맞추고 안아주기
넷째, 전략적으로 화내기

 

“아이들 공부는 눈높이에 맞춰서 해주시는데 화를 낼 때는 안 그러시는 분이 많아요. 만약 아이가 핸드폰을 물로 씻어줘서 고장이 났다고 생각해보세요. 화를 낼 때는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아주셔야 해요. ‘이게 얼마짜린지 알아? 백만 원짜리야!’라고 화를 내시면 백만 원이 얼마인지 감도 안 오고, 왜 화내는지 이해를 못 해요. 차라리 ‘이 핸드폰이 있어야 네 예쁜 사진도 볼 수 있고 목소리도 들을 수 있어.’라며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주셔야 해요.”

 

다섯째, 내 아이를 인정하고 믿어주기
여섯째, 육아에 대한 부담 내려놓기

 

“태어날 때부터 부모인 사람은 없어요. 부모도 부모로서 처음 생을 살고 있고 아이도 아이로서 처음 생을 살고 있어요. 부모와 아이가 서로 처음 만나서 팀워크를 맞추려니까 안 되는 게 얼마나 많겠어요. 연습할 수도 없어요. 바로 실전이에요. 서서히 서로 맞춰나가면서 함께 조화롭게 게임을 해야 하는 거예요.”

 

일곱째, 나를 위한 시간 갖기

 

이렇게 부모에게 7가지 마음처방을 내려준 후 저자는 ‘도대체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거야? 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해야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을까?’라고 고민하고, 아이의 단점만 보는 게 아니라 강점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를 처음 봤을 때의 기뻤던 마음을 갖고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세요. 아이는 어른의 감정을 먹고 자라요. 아이의 감정은 엄마의 감정을 비치는 거울이 돼요.”

 

강연이 끝난 후 참가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가 간식을 좋아하는데 특히 요구르트를 좋아해요. 하루에 4~5개, 많으면 10개씩 먹어요. 저는 간식을 줄였으면 하는데 아이는 더 먹고 싶다고 떼를 써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선 아이가 먹고 싶어 하는 게 요구르트라 걱정되네요. 요구르트는 너무 많이 먹으면 설사를 유발할 수 있거든요. 아이가 요구르트를 먹고 싶다고 할 때쯤에는 미리 다른 걸 먹여서 배를 채우는 게 날 것 같아요. 또 아이와 '하루에 딱 몇 개'라는 규칙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제 여동생한테 다섯 살짜리 아이가 있어요. 아이가 잘못했을 때 여동생은 아이에게 엄하게 대하는데, 아빠한테도 아이에게 훈육하라고 말하더라고요. 아이를 훈육할 때 엄마가 엄하게 하면 아빠는 엄하게 안 해도 되지 않을까요? 아빠도 엄하게 대해야 할까요? 나머지 가족은 감싸주는 게 낫지 않을까요?


보통 많은 가정에서 엄마가 아이를 훈육하는 역할을 많이 해요. 아빠는 일하고 들어오면 애가 하는 행동이 다 예뻐 보이거든요. 엄마는 아빠보다 아이를 오랜 시간 보게 되니깐 아이의 버릇이 나빠질까 봐 자꾸 잔소리를 하고 엄하게 대하는 거예요. 그런데 아이가 유아기 때는 엄마가 하는 말을 듣지만, 아이가 점차 사춘기에 접어들고 성인이 되었을 때는 엄마가 하는 말을 잘 안 들어요. 남자애들은 아빠의 말을 더 듣는 경향이 있어요. 이런 경우에는 엄마보다는 아빠가 아이한테 훈육하는 역할을 맡아주는 게 아이의 성장에 좋아요. 특히 남자애들은 사춘기 때 고민을 많이 하게 되면서 누군가의 권위에 기대어 뭔가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할 때 아빠를 많이 찾게 되는데 이 역할을 엄마가 해줄 순 없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아빠가 어떤 권위를 찾아서 하기는 힘들어요. 그러니까 지금 어릴 때부터 조금씩 아빠가 아이의 훈육을 맡아서 해주면 아이가 사춘기가 됐을 때 아이는 아빠의 권위에 기대어 조언을 기대기가 쉽고, 아빠도 아이에게 조언해주기가 쉽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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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마음 사전허은지 저 | 위닝북스
유아교육 현장에서 뛰고 있는 저자가 아이와 부모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실제 사례를 통해 이야기해 놓았다. 바로 마음을 잘 다루는 아이와 부모가 행복하다는 것을 알려주므로 전쟁터와 같은 육아가 아닌 행복한 육아의 시작을 명쾌하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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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서영(예스24 대학생 리포터)

책이 좋아 여기까지 왔습니다. 많이 읽고 많이 쓰겠습니다.

내 아이 마음 사전

<허은지> 저14,400원(10% + 5%)

바로 찾아서 그대로 따라 하는 육아 실전 솔루션!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라면 ‘어떻게 하면 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시작한다. 그러나 인터넷과 서점에는 각종 자료들로 넘쳐나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막막하다. 임신 과정에서부터 육아에 이르기까지 부모는 아이를 키우기 위한 준비와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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