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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시골에서 잘 살 수 있을까

이토록 세련된 시골이라니! 삶의 질을 높이는 시골생활 안내서 『시골의 발견』 오경아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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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막연하게 “언젠가 나는 시골에서 살 거야”라는 로망에 “그래 이럴 수도 있구나!”라는 마침표가 되는 참고서적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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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생활을 꿈꾸는 이들은 많다. 여러 해 전부터 이미 귀농귀촌이라는 현상이 우리나라 온 국토에 점차로 퍼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먹고 사는 일은 쉬울까? 시골에서 우리는 무엇을 하며, 어떻게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네 시골은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정원의 발견』, 『가든 디자인의 발견』 등 정원과 가드닝을 주제로 다섯 권의 책을 펴낸 국내 유일의 정원 저술가로 꼽히는 오경아 작가의 신작 『시골의 발견』에서 그 해답을 찾아볼 수 있다. 낭만과 현실적 삶의 즐거움이 공존하는 세련되고 질 높은 컨트리라이프 스타일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이 책을 어떻게 집필하게 되셨나요?


2015년에 완전히 속초로 이사했습니다. 가든 디자인 사무실까지 속초로 이전하면서 많은 지인이 걱정을 했어요. 과연 서울 도심과 이렇게 멀어져 먹고 사는 일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이죠. 이런 걱정은 지금도 여전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도시화가 급격해지는 상황에서 과연 도시만이 살아갈 터전이 될까, 시골에서도 분명히 도시보다 더 질 높은 삶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저는 이제 분명한 확신을 하게 됩니다. 『시골의 발견』은 이런 맥락에서 기획 구성된 책입니다. 시골이라는 곳을 막연하게 낭만적으로만 접근해서도 안 되지만 또 낭만이 빠지고서야 시골의 맛이 또 뭐가 있겠나, 그런 생각도 드는 거죠. 유럽의 시골은 이런 낭만과 생활의 공존이 너무 멋졌거든요. 그래서 예쁜 시골, 아름다운 삶, 그리고 도시만큼이나 잘 살 수 있는 방법, 그 노하우를 배워보고 싶은 의도에서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으로 취재 여행을 떠났고, 그 결실을 온전히 이 책에 담았습니다.
 
책 제목 ‘시골의 발견’이 뜻하는 바가 있다면요? 어떤 의미로 생각해보면 좋을까요?


말 그대로 ‘원래 있었던 시골을 다시 발견해보자’는 의미입니다. 지금 우리네 시골은 젊은이가 거의 없습니다. 나이 드신 어른들은 자식들에게 “절대 농사는 짓지 말라”, “도시 가서 살아라”라고 등을 떠밉니다. 그만큼 시골의 삶이 육체적으로 힘들고 경제적으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그런데 제가 경험한 유럽의 시골은 이런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농사기업이 번듯하게 자리를 잡고, 도시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것만큼이나 가족 농장 자체가 브랜드화가 되어 경제적으로도 도시생활보다 주눅 들 이유가 없었으니까요. 우리의 시골로 이렇게 변화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서 책 이름이 ‘시골의 발견’이 된 것입니다.

 

막연하다는 건 열심히 생각해야 뚜렷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무작정 생각만 한다고 될 일은 아니고 뭔가 참고될 사례와 조언이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저는 이 책이 막연하게 “언젠가 나는 시골에서 살 거야~”라는 로망에 “그래 이럴 수도 있구나!”라는 마침표가 되는 참고서적이 되길 바랍니다. 여기에 소개된 농장, 가든센터, 박물관, 숙박소 등의 유럽의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식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재해석과 또 다른 연구와 노력이 필요할 텐데요. 이 책은 정답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렇게 해보면 어떻겠냐고 조언해주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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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것처럼 책 속에는 유럽 시골의 다양한 장소들이 등장합니다. 어떤 기준으로 그 장소들을 선별하셨나요?


일단 농장 자체가 브랜드화되어 있는 곳, 생산에서 가공, 유통까지의 6차 산업을 잘 운영하는 곳, 유기농으로 미래 지향적 전략을 가지고 있는 곳, 농사 기업으로서 성공 사례가 될 만한 곳, 시골 문화가 살아 있는 박물관이 있는 곳, 차별화된 원예 농가의 운명 사례가 될만한 곳 등으로 선별을 했습니다. 그리고 보름간의 취재 일정을 잡고 서른 곳 정도의 시골 마을과 농장, 원예 농가, 가든센터 등을 찾아다녔습니다. 생각해보면 책을 내겠다는 의도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 스스로가 시골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지금과는 다른 어떤 방향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를 고민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처음엔 오로지 그 마음에서 취재를 결정했었죠. 그런데 막상 그곳에 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훌륭한 사례들이 많아서, 나만 알고 있을 것이 아니라 시골생활을 꿈꾸지만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는 많은 분과 함께 나누면 좋겠구나, 싶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다 함께 우리네 시골을 다시금 발견해가는 의미에서요.  
 
책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있다면요? 그리고 책 속에는 넣지 못했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유럽의 시골이 있다면요?


책 속에 담아낸 장소들의 경우 엄선에 엄선을 한 곳들이기에 어느 한 곳이 더 기억에 남는다고 하기가 어렵습니다. 모든 장소가 각각의 특징이 달랐기 때문에 가는 곳마다 인상적이었거든요. 책을 보시면 알게 되실 거예요. 그 외 이번 책에서 다루지는 못한 정원 중에는, 아무래도 제가 가든 디자이너이다 보니, 스코트랜드의 리틀스파르타(Little Sparta) 정원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언 해밀턴이 평생 가꾼 정원인데요,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기 위해 만든 정원은 아니었지만 후에 공개하면서 유명해진 곳입니다. 이언 해밀턴이 죽은 후에도 재단에서 정원의 원래 모습 그대로를 잘 유지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사실 정원 자체로 수익을 만들어내기는 힘듭니다. 외부인에게 공개하고 입장료 수입을 기대해야 하는데 고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든 실정이지요.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는 이런 연유로 시골의 삶 자체가 경제적으로 소박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원 하나 잘 만들어서 쌀이 나오냐, 밥이 나오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것이죠. 해밀턴의 정원은 쌀도 밥도 나오지 않은 소박한 정원이지만 그 정원을 만들면서 얼마나 행복했을까, 그 정원을 즐기면서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겠구나 싶었습니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그런 행복이 정원에서 한가득 느껴졌거든요. 돈의 가치로만 볼 수 없는 여러 면면에서 감동을 받았던 정원이라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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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대한민국의 ‘시골’에 대해서도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우리네 시골’은 어떤 모습인가? 그에 더하여, 앞으로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시골로 가는 꿈은 누구나 갖고 있지 않나 싶은데 많은 요소가 발목을 잡고 있는 듯합니다. 우선 깨끗하지 못하고, 일이 너무 많고, 낙후되어 있고, 도시가 주는 편리함이 없고, 먹고살 길이 막막하고……, 이런 이유가 지금의 우리 시골의 모습을 대변해주는 말이기도 하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꿈꾸는 시골의 발견은 이런 부정적인 것들을 긍정으로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죠. 깨끗하고, 아름답고, 하는 일이 즐겁고, 세련되고, 도시보다 훨씬 좋은 삶의 편리함이 있고, 그러면서도 먹고 살길이 열리는 삶, 이게 제가 앞으로 그려보게 되는 우리 시골의 삶입니다. 또한, 나아가, 그러한 시골의 문화가 도시마저도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의 환경이 변하면 지금의 우리도 분명 그 환경만큼 아름답고 평화로워질 것이라고요.  
 
가든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아직은 생소한 감이 있습니다. 정원사와 어떤 점이 비슷하고 다른가요?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 궁금하고요. 좋아하는 가든 디자이너가 있나요? 특별히 영향을 받은 분이 있다면요?


가든 디자이너는 정원을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 그 밑그림을 그리는 사람입니다. 건축으로 말하자면 건축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겠죠. 가든 디자이너가 그린 그림을 놓고 정원을 조성해주는 분들이 계시죠. 이런 분들을 시공자라고 할 수 있고요. 정원사는 이렇게 만들어진 정원을 관리하고 식물이 잘 살 수 있도록 돌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순서상으로 보자면 가든 디자이너의 일이 끝나면, 정원 시공일 진행되고, 그렇게 만들어진 정원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정원사가 하나하나 돌보는 셈이죠. 그런데 요즘은 정원사 출신의 디자이너도 많습니다. 정원을 오랜 시간 동안 관리하다 보면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지 밑그림이 자연스레 나오는 이치랍니다. 그래서 정원사 출신으로 가든 디자인 일을 겸하는 분들도 많고, 또 저처럼 가든 디자이너이지만 정원 일을 즐기는 사람도 있어서 겸업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좋아하는 가든 디자이너로는 베아트릭스 포터가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동화인 ‘피터 래빗’의 작가이면서 양을 키웠던 축산업자이기도 했죠. 환경 보호에도 큰 영향을 미쳐서 아름다운 영국의 레이크 디스트릭트(제 책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의 배경 장소)를 지금의 모습으로 보존시키는 데 큰 영향을 끼친 분이기도 하고요. 저는 단순한 가든 디자이너로 남겨지기보다는 정원 문화의 보급자, 우리 생활에 정원을 좀 더 가까이 다가올 수 있게 한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베아트릭스 포터의 삶은 저에게 큰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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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에 자리 잡은 ‘오경아의 정원학교’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세요.


속초 정원학교는 지금 제가 사는 곳에 외양간을 개조한 작은 스튜디오를 칭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조금 더 여유가 생긴다면 공식적으로 학교라고 말할 수 있는 정원과 건물을 짓고 이곳에 정원문화센터를 만들고 싶어요. 물론 이곳의 가장 주된 일은 정원과 원예에 대한 강의를 제공하는 것이고, 여기에 정원용품을 살 수 있는 마켓과 숙소까지도 구성을 해보려고 합니다. 영국이나 유럽에는 이런 정원문화센터가 시골마다 많이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에는 생소한 일입니다. 그래서 한번 시도해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아직은 계획 단계이고 앞으로 몇 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지속해서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오경아의 정원학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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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발견견오경아 저/임종기 사진 | 궁리출판
예쁜 시골, 아름다운 삶, 그리고 도시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잘 살 수 있는 방법, 그 노하우를 배워보고 싶은 의도에서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으로 취재 여행을 떠났고, 그 결실을 온전히 이 책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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