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본 격변의 2016년 IT 시나리오

핀테크, 클라우드, 빅데이터 & 머신러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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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인 만큼, 올해 관심을 끈 이슈와 내년 시장이 어떻게 펼쳐질지를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해봤다.

돌아보니 올해는 정말 많은 IT키워드들이 유행을 탔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IoT를 넘어 무슨무슨 페이에 무슨 무슨 뱅크, 거기에다 머신러닝, O2O와 같이 듣기만 해선 뭔지 잘 모르는 전문 용어들까지 가세하면서 새로운 기술들을 위한 말들의 잔치가 여기저기서 벌어졌다. 구경하는 입장에서 따라가기 벅찼을 정도다.


내년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올해 이슈들이 확대 재생산되는 것은 물론 새로운 키워드들이 IT 시장을 뒤흔드는 변수로 부상할 것이다.


연말인 만큼, 올해 관심을 끈 이슈와 내년 시장이 어떻게 펼쳐질지를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해봤다. 내년 IT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쪽집게처럼 예상할 수 있는 능력이 필자에겐 없다. 글에 담은 내용은 맞을 수도, 180도 빗나갈 수도 있다. 숨가쁘게 펼쳐진 2015년 IT시장을 지켜본 입장에서 정리한 관전평이자 미래에 대한 궁금증을 담은 글이라 생각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핀테크


올해 최고의 흥행 키워드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정부도 핀테크를 외쳤고 핀테크 사업 하겠다는 스타트업들도 쏟아졌다. 핀테크 열풍의 시작은 카카오페이와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의 등장이었다. 이후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을 허가한다고 발표하면서 핀테크로 대표되는 디지털 금융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됐다. 아마존이 서점가를 뒤흔들었고, 아이튠스가 음악 시장을 재편한 것처럼 핀테크가 금융 시장 지도를 바꿔놓을 지가 관전 포인트로 부상했다.

 

핀테크 (출처 아시아경제).png

출처_ 아시아경제

 

내년 판세를 예상해보자면 간편 결제 쪽에서는 삼성페이와 같은 오프라인 기반 간편 결제의 성장이 예상된다. 신용카드를 꺼내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건 나름 인상적인 사용자 경험이라는 평가다. 카카오페이 같은 온라인 기반 간편결제가 기존 모바일 결제 시장 판세를 뒤집어놓을지는 미지수다. 간편결제의 함성소리가 커졌음에도 기존 온라인 결제 대행 회사들은 아직까지 큰 타격을 받지 않은 것 같다. 간편 결제와 기존 모바일 결제 사이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오프라인 기반 간편결제가 사용자들에게 체감할 수 있는 효과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줬다는 얘기다.


2016년 모습을 드러낼 인터넷전문은행을 둘러싼 기상도는 흐림이다. 기존 은행과 비교해 얼마나 신선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가 될 지가 성공의 관건인데, 처음부터 확 달라진 무언가를 제공하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클라우드


클라우드가 IT시장에서 이슈가 된 건 오래 전이지만 클라우드 때문에 IT생태계 지도가 확 바뀐 건 최근의 일이다. 변화는 올해 더욱 두드러졌다. 요새는 클라우드 안 하는 회사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이제 클라우드는 IT업체라면 갖춰야 할 기본적인 DNA가 됐다.


클라우드 중심으로 판이 짜지자 패러다임 전환에 적응하지 못해 생존 레이스에서 탈락하는 회사들도 쏟아지고 있다. 올해 있었던 델의 EMC 인수 발표는 IT장비 시장에서 힘 꽤나 쓰던 회사들도 클라우드 확산에 적지 않은 위기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2016년 클라우드 시장은 물이 올랐다는 표현이 어색치 않을 만큼 확대될 것이다. 클라우드는 거물급 IT업체 간 헤게모니 싸움에도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관전 포인트는 아마존처럼 뿌리부터가 클라우드인 회사와 IBM이나 오라클 등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려는 전통의 IT장비 명가들이 펼치는 싸움의 결과다. 현재로선 예측 불허지만 적어도 전통의 IT업체 일부는 클라우드 중심으로 짜여진 IT판에 적응치 못해 사라질 것이란게 필자의 생각이다.

 

 

빅데이터 & 머신러닝


2015년은 사용자들이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인공지능이 마침내 현실로 다가왔음을 체감한 해였다.


빅데이터 활용 분야 중 하나인 머신러닝은 컴퓨터가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고 사람처럼 어떤 대상 혹은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뜬구름 잡은 얘기처럼 들리지만 머신러닝은 이미 구글과 페이스북 등 유명 인터넷 회사들이 제공하는 다수 서비스에 적용됐다.


머신러닝 개발에 쏟아붓는 거물급 회사들의 실탄도 점점 느는 추세다. 머신러닝을 2016년 최고의 IT격전지 중 하나로 꼽는 이유다.


머신러닝 기술은 여전히 초기 단계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2016년에도 머신러닝이 양과 질적으로 진화할 것이란데 태클을 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O2O


온라인 투 오프라인(Online to Offline: O2O). 말만 들으면 이게 뭐지 싶은 말인데, 어느새 많은 이들에게 익숙해진 단어가 됐다. 2015년 O2O의 해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 싶다. O2O의 확산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융합을 상징하는 키워드가 바로O2O다. O2O가 확산될수록 디지털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디지털의 입김이 미치지 않는 영역을 찾기가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기회를 마주하고 있는 셈이다.


스타트업들은 물론 대기업들까지 O2O 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2016년에는 O2O 응용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분야별로 O2O 시장은 비슷비슷한 회사 여러 개가 경쟁하는 구도다. 다소 과열됐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2016년에는 관련 회사들간 옥석 가리기도 본격화될 것 같다.

 

 

IoT


2014년만 해도 초대형 IT패러다임 대접을 받았지만 2015년들어 핀테크나 O2O 열기에 밀린 감이 없지 않다. IoT를 갖고 눈길을 끌만한 거리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그러나 IoT가 한물 갔다고 하는 건 오버액션이다. IoT 개념을 현실화시킨 상용 서비스들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2016년 더욱 빨라질 것이다.

 

IoT (출처 동아닷컴 뉴스).jpg

출처_ 동아닷컴 뉴스

 


관건은 검증된 IoT 사업 모델이 어느 정도 나올 수 있느냐 하는 것. B2C 시장에서 필자가 주목하는 분야는 헬스케어다. 저렴한 헬스케어 기기들이 퍼지면서 일정 규모의 사용자 기반을 갖춘 헬스케어 IoT 비즈니스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비욘드 모바일


스마트폰 이후 메가트렌드는 나올 듯 하면서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2015년에도 포스트 스마트폰을 표방하는 스마트밴드나 스마트워치 제품들이 쏟아졌지만 포스트 스마트폰 대접을 받기에는 중량감이 여전히 한참 떨어져 보인다.


2016년에도 스마트밴드나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의 대를 잇는 킬러 기기가 될 것 같지는 않다. IoT 전망하면서 언급한대로 가격이 저렴한 스마트밴드 같은 기기가 헬스케어 분야에서 나름 기반을 잡는 정도가 유력 시나리오가 아닐는지.

 

 

VR


스마트밴드나 스마트워치보다는 가상현실(VR) 기기가 스마트폰과 같은 대중성을 확보할 잠재력이 있다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기어VR사진 (출처 삼성전자).JPG

출처_ 삼성전자


VR은 이미 국내외 IT시장의 중량급 변수가 됐다. 틈새를 벗어나 이대로 가면 메가 트렌드로 뜰 것 같다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거물급 회사들의 출사표도 쏟아지고 있고, IoT 이후 최고의 키워드로 VR을 꼽는 이들도 적지 않다. 국내도 VR을 둘러싼 열기는 점점 고조되는 양상이다.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나 가격적으로나 VR은 호소력이 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기어VR' 하드웨어 가격은 12만원 수준이다.  무난한 가격대로 스마트폰에서는 누리기 힘든 경험을 할 수 있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하드웨어가 나오고 쓸만한 콘텐츠가 확산된다면 VR 생태계는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이 VR 확산의 원년이 될 수도 있다.


소니는 자체 VR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 VR과 관련 게임 타이틀도 선보일 예정이다. 플레이스테이션 VR과 관련해 닌텐도가 위(Wii)로 게임기 시장의 판을 뒤흔든 것과 같은 파괴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VR을 내놓게 되면 이를 지원하는 게임들도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이나 사용자 경험 외에 VR이 스마트폰 이후 최고의 대중성을 갖춘 디지털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보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바로 확장성이다. VR과 궁합이 맞는 분야는 게임나 영화뿐이 아니다. 교육이나 이벤트 분야와 VR의 결합도 주목된다. 전자상거래와 국방 분야에서도 VR은 파괴적인 패러다임으로 통한다.


합리적인 가격대, 과거에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경험, 그리고 광범위한 응용 분야까지... VR을 둘러싼 기상도는 현재 대단히 맑음이다. VR은 영화 아바타와 함께 각광을 받았다가 거품으로 끝나버린 3D와는 다른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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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황치규(지디넷코리아 기자)

지디넷코리아 정보화부 기자. 아이뉴스24, 블로터 등에서 10여년간 IT분야를 주로 취재했다. 현재 지디넷코리아에서 최신 IT트렌드, 글로벌 이슈를 주로 다루고 있다. 예스24를 통해 국내외에서 벌어지는 IT소식들의 이면에 담긴 의미 있는 메시지들을 쉽게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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