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승 “어느 곳이든 서재가 될 수 있다”

서재의 이름을 짓는다면, 무장재(無場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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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를 치르고, 중학교에 올라가니까 도서관이라는 곳에서 어마어마한 책을 보유하고 있더군요. 지금 보면 보잘것없을지 몰라도, 그 땐 그 도서관이 아주 커 보였고 보물창고처럼 느껴졌던 겁니다. 그래서 중학교 내내 책을 제일 많이 읽었습니다.

백일승

 

어린 시절에는 책 말고 정보를 얻을 창구가 별로 없었습니다. 요즘이야 예스24와 같은 온라인서점을 통해 책도 쉽게 구할 수 있고, 정보가 아니라 선별이 문제라고 할 만큼 인터넷에 넘쳐나는 것이 정보이지만, 당시엔 세상을 읽는 창이 책 말고는 별로 없었죠. 입시를 치르고, 중학교에 올라가니까 도서관이라는 곳에서 어마어마한 책을 보유하고 있더군요. 지금 보면 보잘것없을지 몰라도, 그 땐 그 도서관이 아주 커 보였고 보물창고처럼 느껴졌던 겁니다. 그래서 중학교 내내 책을 제일 많이 읽었습니다. 일생 읽을 책을 그때 다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게다가 그 땐 책이 비쌌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읽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의 관심사는 미래입니다. 막연한 미래가 아니라, 구체적인 미래죠. 성공하거나 세상을 변화시킨 사람들의 특징은 모두 미래에 맞는 선택을 했다는 점입니다. 이 사람들은 어떠한 징후를 읽어냈다고 봅니다. 그리고 거기에 대처하고 실행했지요. 그 공통점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어떤 것이 징후인지, 그것을 어떻게 읽어낼 것인지 알 수 있다면 미래를 좀 더 구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겠지요. 최근 출간한 『바보야, 이제는 이공계야』라는 책이 미래에 대한 서문에 해당한다면, 다음 책은 좀 더 본격적으로 이런 주제를 다뤄볼 계획입니다.

 

읽을 계획인 책을 딱히 정해두진 않았습니다만, 최근에 이화여대 이인화 교수에게 추천 받은 책이 하나 있습니다. 조셉 니담의 『중국의 과학과 문명』이라는 책입니다. 지금은 절판되어 구하기 힘든 책인데, 중고로 하나 구해두었습니다. 수백 년 전까지 세상의 변화를 주도했던 중국, 그리고 그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과학을 심도 있게 다룬 책이라, 이 책을 통해 영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많은 책을 읽지만 저는 책을 ‘소장’하지 않습니다. 읽은 책은 아는 이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내가 이동하는 공간 어디에든 책을 두는 편입니다. 그래서 내 서재의 이름을 짓는다면, 무장재(無場齋)., 그러니까 어느 곳이든 나의 서재라는 의미가 되겠네요. 

 

 

    명사의 추천

 

자신 있게 결정하라

칩 히스,댄 히스 공저/안진환 역 | 웅진지식하우스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는 이 책이 단연 흥미로웠습니다. 히스 형제나 말콤글래드웰 같은, 경제경영 서적의 재주꾼들의 책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히스 형제는 특히 학자이면서도 이렇게 대중적인 글 쓰기를 해낸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이런 책들의 특징은 많은 사람들이 무심히 넘어가는 것들에서 통찰을 발견하는 쾌감이 있다는 점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저자의 뚜렷한 관점과 관찰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더 대단한 것은 그런 통찰과 발견들을 너무나 재미 있게 엮어내는 능력입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신영복 저 | 돌베개

좁은 감옥 안에서 ‘생각’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사람이 쓴 글입니다. 사고의 서랍을 쏟아낸다, 생각으로 생각의 서랍장을 정리한다는 문구가 기억에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문열 삼국지 세트

나관중 저/이문열 역 | 민음사

고전 중의 고전 삼국지입니다. 삼국지는 실로 다양한 인간상을 보여줍니다. 그것도 아주 세밀하게 말이죠. 우리 사는 세상의 인간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여러분도 삼국지에서 인간의 유형, 그리고 여러분의 모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경영이란 무엇인가

조안 마그레타 저/권영설,김홍열 공역 | 김영사

경영의 핵심을 정말 절도 있고 간결하게 짚어준 책입니다. 경영에 대한 수많은 책들이 있지만 이 한 권만 못했죠. 예전 회사의 직원들에게도 읽히게 했었는데, 많은 직원들이 뻔한 독서가 아니라 흥미롭고 진지하게 토론하던 모습이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을 바탕으로 회사의 미래목표나 이념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었지요.

 

 

 

제 3의 물결

앨빈 토플러 저/원창엽 역 | 홍신문화사

여러 학문 가운데 제 관심분야를 하나 꼽으라면 미래학입니다. 이번에 출간한 <바보야, 이제는 이공계야>도 엄밀히 따지자면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미래를 읽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도 생각합니다. 이 2권의 책은 수십 년 뒤에 비행자동차가 나올지 말지를 이야기해주지는 않아도, 세상의 흐름이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에 대해 탁월하게 짚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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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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