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깊이를 들여다보고 싶다면∙∙∙
『깊은 마음의 생태학』 편집한 김윤경 김영사 편집자 깊은 사유의 숲에서 길을 잃지 않는 방법
한국 최고의 인문학자로 꼽히는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가 『깊은 마음의 생태학』을 펴냈다. 문학, 철학, 경제학, 사회학, 수학, 생물학 등을 총망라한 눈부신 통찰을 통해 ‘이성과 마음’의 문제를 생생하게 파헤쳤다.
모든 책에는 첫 번째 독자가 있습니다. ‘책의 또 다른 작가’로 불리는 편집자가 바로 그 행운의 주인공입니다. 저자의 좋은 글을 발견하고 엮어 독자에게 소개하는 편집자들을 <채널예스>가 만나봅니다. 저자와의 특별한 인연, 책이 엮이기까지의 후일담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 ||
한국 최고의 인문학자로 꼽히는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가 『깊은 마음의 생태학』을 펴냈다. 영문학자인 김우창 교수는 2005년 연속강좌로 진행한 ‘마음의 생태학’ 원고와 여러 매체에 기고한 에세이를 묶어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서’라는 부제를 단 책을 출간했다. 김 교수는 기초 원고가 된 ‘마음의 생태학’에서 ‘깊은’을 보탠 까닭을 “생태의 문제를 떠나서도 깊은 마음이 있다는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라고 밝혔다. 깊이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린 지금의 시대를 반복해서 지적하며, 이성과 마음의 성찰로 인간중심주의 이데올로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깊은 마음의 생태학』은 마음에서 작용하는 이성의 탄생과 진화를 생생하게 그려내면서 문학, 철학, 경제학, 사회학, 수학, 생물학 등을 총망라한 눈부신 통찰을 통해 ‘이성과 마음’의 문제를 생생하게 파헤친다. 최장집 전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장은 『깊은 마음의 생태학』을 두고, “현대철학의 대표적인 철학자들의 이론과 사상을 선생만큼 잘 이해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고, 도정일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대학장은 “김우창의 사유 세계는 고대와 근대와 현대가 서로 비추고 질문하고 응답하는 대화의 장이며, 우리의 궁색한 생각들이 길을 잃고 헤맬 때 언제나 길잡이가 되어준 통찰의 등대”라고 말했다.
김우창 교수를 칭하는 타이틀은 영문학자, 문명비평가, 문화사가, 문학이론가, 평론가, 철학자 등이다. 그동안 김 교수가 지은 책으로는 『궁핍한 시대의 시인』 『지상의 척도』 『시인의 보석』 『법 없는 길』 『이성적 사회를 향하여』 김우창 전집 5권과 『심미적 이성의 탐구』 『정치와 삶의 세계』 『행동과 사유』 『사유의 공간』 『시대의 흐름에 서서』 『풍경과 마음』 등이 있다.
글과 말이 일치하는 저자, 김우창
지난해 8월, 김윤경 김영사 편집자는 김우창 교수의 새 책 출간을 위해 김 교수의 자택을 찾았다. 한국의 최고 석학이자 현자로 칭송 받는 저자를 만나기에 앞서, 긴장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김 편집자는 여기저기 수많은 책들이 높은 탑을 이루고 있는 저자의 오래된 서가에서 김우창 교수와 이야기를 나눴다.
“교수님을 뵙기 전에는 상아탑의 제일 높은 곳에 앉아 계실 것만 같았어요. 그런데 의외로 최근 신문에 보도된 기사에 대해 논평, 요즘 회자되는 사회적 사안에 세평, 학계 소식 등 세상 안팎의 일을 세세히 훑으며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글과 말이 분리되지 않고 일치하는 어른을 눈앞에서 뵈었다는 생각에, 겸허해지고 감동을 받았죠. 책으로만 접했던 심오하고 정교하고 아름다운 철학적 사유가 바로 제 눈앞에서 펼쳐지니, 아찔할 지경이었어요.”
쉽지 않은 책, 편하게 읽히지만은 않은 책 『깊은 마음의 생태학』을 두고, 김윤경 편집자는 목차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한다. 책을 펼쳐 들었을 때, 눈앞에 들어오는 글부터 읽어도 좋다는 것. 하지만 속독은 어울리지 않는 책이다.
“느리게 천천히 여러 번 곱씹어 읽을 때, 이 책의 의미와 사유가 들어와요. 그리고 마음에 들어오는 문장은 밑줄을 그어가면서 자기 생각을 메모하며 읽으면 좋고요. 김우창이라는 ‘깊은 사유의 숲’에서 길을 잃지 않는 방법이죠. 그렇게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본다면, 책의 의미를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대개 김우창 교수의 책과 글은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김윤경 편집자가 접한 김 교수의 글은 어려운 글이 아니라 “읽는 데 시간이 필요한 글”이다. “삶과 세계의 표면만을 보는 데 익숙해진 독서법으로는 김우창 교수님의 글과 사유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하지만 『깊은 마음의 생태학』을 읽다 보면, 오늘 우리 문명이 잃어버린 ‘깊이’와 ‘마음’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 자신해요.”
김윤경 편집자가 『깊은 마음의 생태학』을 편집하며, 가장 인상에 남았던 글귀는 아래와 같다. 책을 펴낸 후에도 독자가 되어 여러 번 줄을 치며 읽었던 책이기에 한 개의 글귀만을 꼽기에는 망설여졌다고 한다.
사람의 마음은 독자적인 것이라기보다는 그것이 헤엄치고 있는 물결의 색깔에 따라서 변하는 것. (17쪽)
깊이는 없고 너비만 있는 세계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가 아니다. (465쪽)
저녁의 햇빛은 어둠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그것은 더 한층 사라져 가는 밝음을 느끼게 한다. 그것은 시간 전부를 포괄하는 한 순간이다. 우리는 저녁 햇빛에서 그것이 아침으로부터 낮을 거쳐서 어둠으로 향하여 가는 것임을 직접적으로 느낀다. 그리고 어쩌면, 아침의 햇빛까지도 어둠을 거쳐서 어둠으로부터 태어난 밝음이라는 것을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빛의 존재는 어둠으로 하여 의미 있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237쪽)
인문학 공부마저 속도 경쟁에 빠져 있어, 빠르게 단숨에 읽는 인문학 도서가 붐이다. 그러나 인문학 본연이 펼쳐내는 정교한 사유, 아름다운 논리 전개, 심오한 통찰을 보고 싶다면 김우창 교수의 『깊은 마음의 생태학』을 추천한다. 김윤경 편집자는 “깊이의 인문학을, 인문학의 깊이를 들여다보고 싶은 청소년들과 젊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건네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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