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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보다 더 잘 생긴’ 배우 이창용

뮤지컬 김종욱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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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여름 뮤지컬 <쓰릴미>로 만났던 얘기를 꺼냈더니, 그는 대뜸 ‘당시에 질문이 굉장히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2008년 여름 뮤지컬 <쓰릴미>로 만났던 얘기를 꺼냈더니, 그는 대뜸 ‘당시에 질문이 굉장히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기자는 꽤 유쾌하게 대화를 나눴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노랫말처럼 기억은 서로 다르게 적히나 보다. 아무튼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물어봤더니, 그의 입에서는 작품 얘기만 나온다.

<쓰릴미> 이후에 <돈주앙> <내 마음의 풍금> <로맨스 로맨스> <어쌔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등에 참여했어요. 작품하다 보니까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더라고요. 데뷔한 지 벌써 3년이 돼가요.”
잇따라 좋은 작품에 캐스팅됐던 그는 제대로 뒤를 돌아볼 시간도, 앞을 내다볼 여유도 없었다. <어쌔씬> 후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를 만나기까지, 데뷔 이후 처음으로 5주를 쉬며 힘겨운 한숨을 내쉬었다.

“데뷔 이후 처음 쉬는 거였어요. 다음 작품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서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어쌔신>이 저와 잘 맞지 않았던 것 같고, 잘 하지 못해서 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많이 힘들었는데, 혼자 여행도 가고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하면서 시간을 쓰는 방법을 알게 됐죠. 그러다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를 만났는데, 쉬고 나서 무대에 서니까 작품의 소중함이 더 느껴지더라고요.”
그 생각의 깊이는 무대에 고스란히 드러나 이창용은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를 통해 또 한 번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그리고 국내 대표 창작뮤지컬인 <김종욱 찾기>에 입성한다.

“데뷔 전에 <알타보이즈> 연습할 때 봤는데, 정말 재밌더라고요. 그때 24살이었는데, 저도 서른이 넘으면 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좋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조금 이르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요.”

부담은 어린 나이만이 아니다. 대학로 공연에 영화에 소설까지. 게다가 그는 참으로 남성적이고, 남자들이 주류를 이루는 작품만 도맡아 해왔던 것이다.

“제가 로맨틱 코미디 작품을 해본 적이 거의 없어요. 성격도 남성적이라서 주위에서는 ‘멀티맨’에 캐스팅됐느냐고 놀립니다. 연출님도 김종욱이 너무 터프하다고 하시는데, 대본 대로 하다보면 제 손발이 마구 오그라들더라고요(웃음). 제가 외적으로 멋있지는 않지만, 관객들이 부담 없이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그냥 담백하게 가보려고요.”
같은 뮤지컬 <김종욱 찾기>지만 대학로와 강남 공연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차이를 찾아가는 과정은 힘들지만, 재밌는 사람들이 모인 연습실은 늘 웃음이 가득하다.

“재밌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제 것으로 만들어서 표현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연습실 분위기는 아주 좋아요. 기홍 형은 워낙에 재밌고, 그래서 무대에서 제가 묻힐까봐 걱정될 정도예요(웃음). 진의 누나도 저보다 4살 위인데, 1살 많은 누나처럼 편하게 대해주세요. 각?의 캐릭터는 달라질 게 없지만, 배우들 모두 그동안 해왔던 것들을 버리고 또 다른 색깔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또 대학로보다는 극장이 크니까 동선이나 안무도 달라질 것 같고요.”
사실 김종욱은 배우로서 탐나는 배역이면서 부담스러운 인물이다. 엄기준, 오만석, 신성록, 김무열, 김재범 등 역대 최고의 뮤지컬 스타들이 거쳐 갔고, 영화로 공유까지 가세했다. 게다가 김종욱은 ‘외로운 각도의 턱 선과 날카로운 지성이 흐르는 콧날’을 지녀야 한다.

“지금 살이 많이 쪘어요. 제가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라서 여름에는 살이 빠지고, 겨울에는 다시 찌는 편이거든요. 연습 때는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할 수가 없어요. 스트레스 때문인지 식욕도 왕성해지고요. 공연 임박하면 다이어트 해야죠. 예전에는 몰랐는데 배우가 멋있는 게 필요하더라고요.”
기자가 보기에는 지난 2년간 조승우 씨와 더 비슷해졌다.

“그런 말은 간혹 들어요. 예전에 (최)재웅 형이랑 같이 만났는데, 재웅 형이 두 사람이 닮았다고 하니까 승우 형이 3초 정도 빤히 쳐다보시더라고요. 그러더니 ‘안 닮았네, 네가 더 잘 생겼다’고 말해 주셨어요(웃음). 기분 좋죠, 뮤지컬에서 한 획을 긋고 있는 선배를 닮았다고 하니까요. 무엇보다 승우 형처럼 스타가 돼서 관객들이 찾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는 스타에 대한 욕심이 있는 것이다.

“물론 있죠. 유명해지고 싶다는 표현을 쓰고 싶어요. 어떻게 유명한지가 중요하겠죠. 사람들이 봤을 때 잘한다는 인식을 갖는, 항상 발전하고 괜찮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러려면 물론 열심히 해야죠.
그는 그렇게 배우로서 욕심을 키우면서 동시에 조급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스린다.

“연기라는 게 캐릭터가 굉장히 큰데, 예전에는 다 해보고 싶었어요, 천재적인 능력도 없으면서. 이제는 제 성향 안에서 저와 어울리는 인물을 연기하고 싶어요. 어울리는 게 꼭 한 가지 색깔은 아니잖아요. 또 좋은 작품에 마음 맞는 분들과 함께 하면서 더 많이 배우고 싶고요. 이제 조금 알 것 같아요. 이런 게 뮤지컬이고 연기라는 걸요. 선배들한테 ‘왜 이렇게 급하니?’라는 말을 말이 들었는데, 자신감을 갖고 여유를 갖고 나아가려고요.”
원래 처음보다 조금 지나고 난 뒤가 힘들다. 처음에는 앞만 보며 열심히 달렸다면, 무언가 알게 되면서는 생각을 하고 선택도 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2년 만에 다시 만난 이창용은 조금 더 복잡해보였다. 하지만 그것 역시 배우로서, 또 살면서 거쳐야 할 과정일 것이다.

<김종욱 찾기>는 대학로 예술마당 1관에서는 물론, 11월 16일부터는 강남구 대치동에 자리한 KT&G 상상아트홀에서도 공연된다. 12월부터는 극장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영화 <클로져>나 <스위니토드> <헤어스프레이> 등은 모두 공연이 성공해 영화로 제작된 사례. 국내에서는 <김종욱 찾기>가 처음으로 그 포문을 여는 것이다. 그런 만큼 영화에 앞서 공연장에서 원작을 만나보면 어떨까? 재미는 물론 배우들의 기량 역시 결코 영화에 뒤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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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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